[임재윤의 사회 칼럼] 교실 속 일반화, 사회 속 일반화

일반화로 오해받는 우리 사회, 멈출 방법이 없을까

우리 반은 꼴등 반이다. 그래서 모든 일에는 '꼴등반'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수행평가 제출률이 반을 채 못 넘길 때 너희는 꼴등 반이니까, 어느 특정 과목의 점수가 타반에 비해 차이가 크게 날 때 너희는 꼴등반이니까. 모든 것이 꼴등반이라는 이유로 합리화되고 일반화된다. 물론 실제로 성적이 썩 좋지는 못하다. 그렇다면 그 꼴등반에는 모두 수업에 잘 참여하지 않고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들만 있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 한 반에 약 25명 정도 들어가는 한 반에 조용한 친구, 반 분위기를 띄우는 친구, 가라앉히는 친구, 선을 가끔 넘는 친구, 수업을 방해하려고 달려드는 친구 등 다양한 유형의 친구들이 모여있다. 우리 반은 말을 많이 하고 싶은 친구들이 다른 반에 비해 더 많고 그 횟수가 잦을 뿐이다. 어쩌면 24명 중 10명도 채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는 좋게 말하면 반 분위기가 좋은 반, 나쁘게 말하면 시끄러운 반이 된다. 소수가 다수에 영향을 끼쳐 다수를 피해 보게 하는 상황이 과연 맞는 것일까? 그리고 소수에 의해 다수가 기분 나빠지는 상황이 교실 속에 존재하면 그를 바로잡아야 하는 것 아닐까? 이렇게 소수의 영향력이 커 다수까지 소수처럼 행동한다고 느껴지게 하는 일반화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또한 사회적 일반화를 알아보고 개인으로서 일반화를 줄일, 혹은 멈출 방법은 없는지 알아보겠다. 

 

 

교실에서 수업에 약간씩 방해되는 친구들에게 분명한 잘못이 있긴 하다. 그렇지만 그걸 끊지 못하고 계속해서 수업에 관련 없는 이야기를 하여 수업을 하지 못하게 되는 현상만큼은 피해야만 한다. 그 역할이 교사가 돼야 한다. 그래야 잡담을 주도하고 있는 친구 외에 수업을 듣고 있는 친구들의 수업권이 보장할 수 있다. 수업하다가 다른 친구에 의해 수업을 듣지 못하는 것은 분명히 억울할 만 하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예로 우리 반은 처음 들어오시는 선생님께 말을 잘 건다. 조금은 이상한 추임새와 함께 어쩌면 친근하게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서 말을 건네는데 너무 말이 많은 친구들에 눌려 '이 반은 이상해!'라고 말씀하시는 선생님이 계신다. 뭐 이런 거에 투정을 부리고 딴지를 거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만히 있던 나에겐 조금은 기분이 나쁠 상황이었다. 이것이 일반화가 미치는 악영향 아닐까? 자신들의 눈에만 보이는 소수의 행동과 성격을 보고 다수가 그럴 것이라는 생각에 다수를 오해하고 만다. 교사를 꿈꾸는 입장에서 미래에 교사가 되면 성적을 가지고 평가하는 교사가 되고 싶지 않다. 대한민국의 교육 평가 방식상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지만 꼴등반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경험이 있는 내가 그런 이야기를 듣는 아이들의 심정을 알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이라도 성적이 아닌 모든 아이를 그 아이들 자체로 보고 싶다. 쉽지 않은 것, 분명히 안다. 학생들과의 관계 도모에 재밌는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은 분명히 좋다. 하지만 그것이 때때로 선을 넘을 때면 그것을 중지하고 진정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여기까지 교사로서, 그리고 교실에서 볼 수 있는 일반화를 이야기해보았고 조금 더 확장하여 '팩트풀니스' 책에 나온 일반화 사례들을 가지고 일반화에 대해 더 이야기해보겠다. 

 

먼저 이 책은 일반화 본능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인간의 사고를 위해서는 범주화가 필수다. 학생이라면 영어 단어를 외울 때 비슷한 뜻이나 비슷한 단어로 범주화를 하듯 범주화는 일상생활에 매우 넓게 분포해있다. 긍정적인 범주화가 있다면 부정적인 범주화도 있는 법. 이 책의 저자는 많은 강연에서 "오늘날 전 세계 1세 아동 중 어떤 질병이든 예방접종을 받은 비율은 몇 퍼센트일까?"를 질문으로 20%, 50%, 80%의 보기를 주었다. 사람들은 대부분이 20%나 50%라고 답하였지만, 정답은 80%였다. 우리 현실이 그렇다. TV와 언론엔 국제난민, 아동 학대, 테러 등 전 세계에 단 0.001%도 되지 않을 사람들의 처우를 보여주며 사회적 약자 다수가 그렇게 생을 살아가고 있다고 믿게 한다. 이는 제약회사 입장에서 이런 데이터들을 보지 않는다면 수출경로 개척의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결과까지도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에 일반화는 꽤 무섭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의 인식은 언제나 우리에게 보인 것만 믿고 굳어지며 한번 잘못된 일반화는 계속 사실을 일반화로 승화시키려 한다. 이런 일반화를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이 말하는 것을 정리해보았다. (인용 및 참고 : 책 '팩트풀니스' p208쪽)

 

-더 나은 범주를 찾아라

-내 범주에 의심을 품어라

-다수에 주의해라

-예외 사례에 주의해라

 

나는 학생으로서, 미래 교사로서 그리고 이 사회의 시민으로서 양날의 검인 일반화를 잘 사용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모든 것에 일반화를 씌우면 소수에 대한 반감이 생길 수 있고 모든 것에 일반화를 하지 않으려니 너무 세세한 것까지 세상을 챙겨볼 시간이 인간에게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는 일반화를 자주 사용하되, 듣는 이가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연대 책임이라는 말도 있긴 하지만 명백히 소수의 잘못일 때는 정확히 소수만 처벌받는, 일반화로 다수가 피해받지 않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반화로 오해받는 사회는 꼭 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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