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지의 인권 칼럼] 현대판 아우슈비츠 수용소, 북한 인권사회의 진실은

북한 정치범수용소로 알아보는 북한 인권유린의 현실

학교 수업 시간, 북한과 관련된 단원을 배우던 중 선생님이 한 영상을 보여주셨다. 바로 북한에 있는 감옥에서 삶을 보내는 죄수들의 인권에 관한 영상이었다. '정치범 수용소'라고 하는 감옥에서 지내는 죄수들의 생활은 정말 끔찍했다. 영상 속 죄수들은 균형 잡힌 식단 없이 옥수수 한 주먹과 시래깃국 한 그릇 정도를 식사로 받으며, 바퀴벌레와 쥐 등이 사는 먼지투성이 건물에서 몸을 웅크리고 잤다. 그리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장이나 탄광 등에서 일을 했다. 여성 죄수들은 군인들에게 성적 학대도 받았다. 그들은 짐승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으며 노예나 다름없는 삶을 보냈다. 그들의 죄는 단지 종교를 믿었다는 것이나 북한의 최고 권력자인 김씨 일가를 비판하는 발언이나 행동을 한 것, 혹은 남한으로 탈북을 시도한 것 등 우리의 관점으로 보았을 땐 표현의 자유라고 치부될 사소한 일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인데 말이다.

 

북한의 가장 악독한 감옥인 '정치범 수용소'는 남한으로 탈북을 시도한 탈북자들이나 민족반역죄를 저지른 자들, 현 정권에 반대하는 정치 세력 사람들이 주로 수감되는 곳이다. 그곳에 한 번 들어가면 다시는 나갈 수 없으며 죽을 때까지 노역하며 살아야 한다. 본래 정치범 수용소는 6.25 전쟁이 끝나고 북한에 협조하지 않은 악질범들을 모아둔 장소였으나 시간이 지나며 다양한 죄목 추가로 인해 그 용도가 변질하였다. 수용소에 들어가는 기준도 명확하지 않으며 죄를 저질렀다는 증거가 아닌 증인만 존재해도 수용소에 들어갈 명분이 생긴다. 일단 수용소에 들어가게 되면 북한 인민으로서의 거의 모든 권한을 박탈당한다. 전 재산과 신분증을 빼앗기고 매일 노동을 하는 하나의 기계로 변한다는 소리다. 가장 충격을 받은 대목 중 하나는, 일을 잘하는 죄수들에게는 상으로 남녀 간의 표창 결혼을 시켜준다는 것이었다. 표창 결혼을 통해 태어난 수용소 아이들 역시 평생을 노예로 살아야 하는 삶은 같으며 노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계산만을 학습한 채로 역시나 철저히 가축처럼 사육된다. 간혹 수용소 생활에 순응하지 않고 탈출을 시도하려는 몇몇 죄수들은 발견 즉시 붙잡혀 팔다리가 묶인 채 공개처형을 당한다. 탈출을 꿈꾸는 다른 죄수들에게 보내는 경고인 셈이다. 그렇게 인권을 박탈당한 수용소 죄수들은 자신이 왜 일을 하는지, 내 존재의의가 무엇인지도 제대로 고민하지 못한 채 폭력 속에서 영양실조로 죽어가게 된다.1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가 무엇인지 알게 된 내가 처음 받았던 충격에 아직도 머리가 멍하다. 나는 그동안 사람이 사람답게 살지 못하는 환경이 존재한다는 것과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조차 제대로 학습하지 못한 채 가축과 같은 취급을 받는다는 가정 자체를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 무자비한 일은 역사 속 나치와 같은 단체에서만 일어났던 것으로 생각했으며 4차 산업혁명으로 나아가는 현대 사회에서는 여러 국제단체들이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해 인권과 같은 사회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북한 정치범 수용소를 더 알아보며 어떤 의미에서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가 옛 독일의 독재정권인 나치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보다 잔혹하다고 느꼈다. 발전된 현대사회에서 벌어지는 인권 유린의 흔적들이 평화를 추구하는 시대와 다르게 참 끔찍했기 때문이다. 북한이 아닌 남한에서 자유로운 삶을 누리는 나와 저 수용소에서 지금도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을 수용소 죄수들의 생활을 비교하며 안도감과 죄책감, 동정 등 여러 감정이 스쳐 갔고, 내가 그들을 위해 도울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 고민하게 되었다.

 

북한 사람들은 정말 이 수용소의 존재를 모를까? 수용소 말고도 공산주의와 민주주의라는 가면 뒤에 숨겨진 독재정치의 힘을 느끼지 못하고 있을까? 우리가 대한민국이 세워지기까지 많은 정치 사건을 거듭하면서 국민들이 직접 시위 등을 통해 나라를 개혁했던 것처럼 북한도 사람들이 뭉쳐 독재정권 시스템을 변화시킬 순 없을까? 꽤 날카로워 보이는 질문들이다. 북한 인권사회를 조사하던 중 발견한 유명 강연회인 테드(TED)에서 탈북자의 삶과 북한 사회 체제에 대해 연설했던 한 탈북자의 발언 중 하나를 위 질문에 대한 답으로 삼겠다. 그 탈북자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예로 들며 폐쇄적인 북한 사회를 묘사했다. 로맨틱한 사랑, 친구나 가족에 대한 사랑 등 사랑에는 여러 종류가 존재한다고 하지만 북한에서의 사랑은 김 위원장과 그 일가에 대한 존경과 흠모일 뿐이라고 한다. 학교와 가정, 모든 사회에서 사랑이라는 개념은 '존경하는 수령님에게 느끼는 감정'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녀는 북한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 하는 말이나 감정 등이 있다면 이는 지능 수준이 떨어진다기보다 그 개념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탈북자 자신은 탈북 후 미국 정착 후에서나 동정이라는 감정을 이해했다고 한다. TED 연설을 통해 우리는 북한의 인권유린이 단순히 수용소에 한정된 것이 아닌 전반적인 북한 사회에 당연한 수준으로 깊게 뿌리내렸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더불어 그들에게 국제기구와 남한의 관심과 지원이 얼마나 절실한지도 말이다.2

 

본래 한 민족이었던 북한 인민들은 잘못된 사회체제로 인해 인권을 무시당했다. 그리고 점차 자기 생각을 주장하는 방법조차 잊어버리고 있다. 물론 우리가 아직 갈 수 없는 가깝지만 먼 나라이기에 피해받는 인민들에게 직접 도움을 줄 방법은 없다. 그러나 북한 사회체제와 인민들을 향한 우리의 관심이 쏠린다면 분명 그들에겐 변화가 생길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그 긍정적인 변화를 북한 사람들을 비롯해 수용소 죄수들에게까지 선물해 줄 수 있다. 평화통일을 위한 첫발인 북한에 대한 관심, 지금부터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떤가.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참고: 유리병 속 사람들 https://www.youtube.com/watch?v=CH2yhlV5NJY
2.참고 및 인용: TED https://www.youtube.com/watch?v=mLzTo-y8Ef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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