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찬의 인문학 칼럼] 우리의 전통을 잊을 것인가 이을 것인가

현대 사회는 아주 빠르게 변하고 있다. 농업 사회였던 우리 사회가 어느덧 역사가 되어 정보 사회로 변화하였다. 불과 몇십 년 전을 보더라도 휴대전화나 실시간 온라인 수업은 상상도 하지 못하였다. 이처럼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잊고 사는 것은 없는가? 그것은 바로 우리의 전통일지도 모른다.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고 우리만의 문화가 담겨 있는 우리의 전통, 과연 우리의 사회와 삶에 발전과 변화만이 좋은 것일까? 이를 위해 전통은 없어져도 되는가?

 

전통은 그 집단의 사회 풍습이나 전해 내려오는 관습의 뿌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무의 뿌리가 뽑히면 아무리 잘 자라고 예쁘고 멋진 나무들도 쓰러지기 마련이다. 전통도 이런 것일거다. 우리 사회의 엄청난 발전만 바라보다가 그것을 지탱하고 있는 뿌리, 즉 우리의 전통을 신경 쓰지 못하고 점점 잊어 가는 것이다. 알퐁스 도데의 소설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에서 코르니유 영감은 제분 공장으로 방앗간과 풍차가 사라져갈 때 끝까지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고 이으려 한다. 융통성이 없고 고집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발전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안 좋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코르니유 영감이 제분 공장에 대해 안 좋은 소문을 퍼트릴 때는 그 문장 안에서 간절함과 두려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이처럼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것을 넘어서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는 우리에게도 결국 악영향을 미친다.  어쩌면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은 석고 가루를 운반하여 마을 사람들을 속인 것이 아니라, 전통이 나무의 뿌리라는 것을, 그 비밀을 알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마을에 제분 공장이 생기면서 빠르게 많은 양의 밀가루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무척 편리하다. 하지만 무엇을 잃었는가. 풍차와 방앗간이 들어선 마을의 풍경을 잃었고 코르니유 영감을 비롯한 사람들이 직업을 잃었다. 이러한 것을 보면서 우리는 결국 우리가 이득을 얻은 것인지 질문해 보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 코르니유 영감이 죽은 후 마을 사람들은 ‘방앗간의 시대는 끝났습니다.’라고 말한 후 아무도 방앗간을 잇지 않는다. 방앗간과 풍차의 전통은 끝난 것이다. 책 결론에 나오는 이 마을 사람들의 말은 전통보다 변화하는 사회의 혁신이 더 중요하게 치부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과 우리의 가치관을 날카롭고 정확하게 풍자하고 있다. 

 

우리가 지켜야 할 우리 주위의 방앗간들, 우리의 전통들, 결국 그 전통들을 지킬 때 그 안에서 발전이 이루어지고 깨달음을 얻는 것이다. 엄청난 발전과 혁명 대신 전통을 잊는 것은 절대 등가교환이 될 수 없을 것이며 제분 공장은 결코 풍차와 방앗간의 풍경 그리고 코르니유 영감의 웃음소리를 대체할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우리가 전통을 잊는 날이 단 하루라도 온다면 우리의 과거는 잊힐 것이며 뿐만 아니라 현재의 발전과 미래 모두 없을 것이고 우리 인류의 희망도 없을 것이다. 전통과 발전이 선하게 공존하는 날이 올 수 있길 바란다. 우린 반드시 전통을 잊지 않고 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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