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찬의 인문학 칼럼] 카멜레온이 되지 말자

카멜레온은 주변 환경에 따라 자신의 몸 색을 바꾸는 동물이다. 우리는 사회에서 주변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가치관과 태도를 변화시키면서 이익을 챙기려 하는 사람을 ‘카멜레온 같은 사람’이라고 한다. 이번 글을 통해 전광용이 쓴 <꺼삐딴 리>의 ‘이인국’의 태도를 비판하려고 한다. 

 

문화 평론가이자 교수인 김형중은 “이인국은 압도적으로 ‘카멜레온적’이고 ‘기회주의적’이다.”라고 비판하였다. 기회주의자는 일관된 입장을 지니지 못하고 그때그때의 정세에 따라 이로운 쪽으로 행동하는 사람을 말한다.1 이인국은 일제강점기 때는 친일파였고, 해방 이후 러시아군이 들어왔던 때에는 러시아 편에 서서 친일파로 처벌당할 위기를 모면했다. 그리고 그 후에는 미국에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억지로 자신의 색을 변화시키면서 사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우리 인생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인가, 다양한 목표가 있겠지만 결국 맨 마지막은 행복이다. 이인국은 해방 이후 죽을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하고 빠르게 변하는 시대 흐름에 치이며 살려고 발버둥 쳤다. 진정으로 가치 있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상황에 따라 자신의 색깔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가치관을 가지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소신 있게 자신의 목표와 꿈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결국, 그런 것들이 의미 있는 삶을 살게 해줄 것이다.

 

이인국에게서 볼 수 없는 또 하나의 태도는 성찰이다. 작품 속에서 볼 수 있듯이 이인국은 자신의 태도를 반성하지 못한다. 앞서 말했듯이 이인국은 민족을 배신하고 자신의 이익을 챙긴 사람이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자식을 자신의 부와 출세를 위해 소련으로 유학 보내고 생사를 알지도 못한다. 그리고는 “나보다 얼마든지 날뛰던 놈들도 있는데”라며 자기합리화 시킨다. 만약 이인국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였다면 어땠을까? 적어도 목표 있는 삶을 자신이 자신에 삶의 방향을 개척하는 삶을 살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인국은 결국 깨닫지 못했으며 다시 친미를 하려 하고, 이번에도 반드시 살아남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이 이후 이인국의 최후를 그리지 않고 책을 마무리하는데, 이 열린 결말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들게 한다. 결국 이인국은 살아남았겠지만 그 이후 정해진 방향을 따르고 정해진 색깔에 틀에 맞추어 살면서 답답하고 고통스럽게 살았을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그리고 현대 사회에 사는 우리 모두 카멜레온 같은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질문해볼 필요가 있다. 강한 자에게 아첨하고 물질적 가치를 우선시하지 않는지, 주변인들을 자신의 출세에 도구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가 이인국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은지, 이 작품을 통해 거울을 비쳐 봐야 할 것이다.  과거에 모두가 이인국 같은 기회주의자였다면 결코 우리나라가 살아 있지 못했을 것이고 현재에 우리 모두가 이인국 같은 기회주의자라면 세상은 정의롭지 못할 것이며, 미래에도 모두가 이인국 같은 기회주의자라면 인문학 분야를 비롯한 사회, 환경, 경제에 걸쳐져있는 우리 사회에서 미처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은 절대로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인용:https://dict.naver.com/search.nhn?dicQuery=기회주의자&query=기회주의자&target=dic&query_utf=&isOnlyView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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