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은의 환경칼럼] 우리는 지구에게 사과해야한다

인간은 누구나 타인에게 의도치 않은 상처를 입힐 때가 있다. 고의가 아니었더라도 상처는 상처를 입은 이에게 아픔을 준다. 어쩌면 무심코 던진 돌덩이에 죄 없는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속담처럼, 모르고 한 행동으로 인한 상처가 타인에게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사실은 인간관계에만 국한되어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의도치않게 지구 환경에 상처를 입힌다.

 

 

 

최근 코로나 19로 인해 사용률이 급등한 플라스틱 쓰레기 중 대부분은 재활용되지 못하고 폐기물로 분류되어 매립, 소각처리 된다. 그 과정 중 환경오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매연과 스모그가 대량 발생하게 되며 분해되지 않는 미세 플라스틱은 강, 바다 등에 떠돌며 생태계에 피해를 주다 동물에게 먹히는 등의 형태로 인간의 몸속에 그대로 들어오게 된다. 또, 요즘 음식점에서 심상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 플라스틱 물병에 담긴 물과 플라스틱 식기 등은 사용하는 사람에게 미세 플라스틱을 직접 먹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사람의 몸에 미세 플라스틱이 쌓이게 되면 심 뇌혈관계와 내분비계 등에 염증, 암과 같은 질병이 생길 수 있다.1

 

플라스틱이 지구환경과 인간에게 안 좋다는 사실은 알 것만 같다. 하지만, 플라스틱이 도대체 어떻게 ‘의도치 않은 상처’와 관련되는 걸까? 플라스틱은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진 물질이다. 무게와 약한 내구성으로 사용이 불편한 유리와 달리 가볍고 깨지지 않는 유용한 물질이 바로 플라스틱이었다. 플라스틱은 발명 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쉬운 성형으로 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하며 녹슬지 않고 썩지 않는 물질을 마다할 사람은 없었다. 단 하나의 존재, 지구를 제외하면 말이다.

 

플라스틱이 지구를 오염시키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발명되진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병과 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지구를 오염시키기 위한 행동이 아닌 것과 같다. 그러나 목적을 가지고 고의로 행동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현재 플라스틱은 지구환경 오염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아무리 분리수거를 열심히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플라스틱의 양을 줄이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의도치 않은 상처’가 지구환경에 쌓이고 쌓일 것이다. 결국, 그 상처는 고스란히 인간의 아픔으로 되돌아오게 될 것이다.

 

 

 

 

환경부는 지난 2018년부터 매장 내 일회용 컵(플라스틱) 사용금지 법률을 제정하였다. 다가오는 2021년에는 매장 내 일회용 컵 전면 사용 금지 법률이 시행된다.2 국가가 나서 환경을 보호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게 기쁘지만, 필자가 정말 원하는 것은 법률로 제정된 사실이 아니더라도 지구 위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자신이 지구에 의도치 않게 입힌 상처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텀블러를 들고, 배달음식 구매 횟수를 줄이며, 다회용 용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되길 바란다. 자신도 모르게 한 행동으로 상처 입은 지구로 인해 또 다른 사람이 아프게 되는 비극이 이제는 그만 반복되길 바란다.

 

인간관계에서 자신이 타인에게 의도치 않은 상처를 주게 된다면 나중에라도 꼭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 그래야 원만한 관계가 이뤄질 수 있다. 인간과 지구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인간과 지구의 관계는 돌이키려면 아주 힘든 지경일지 모르겠으나 한 사람 한 사람의 진심 어린 사과의 행동들과 각자의 책임감 있는 모습이 이어진다면 지구가 회복을 통해 용서를 보여줄지 모른다. 앞으로 일상을 살아갈 때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이 지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진 않을까?’ 하는 질문을 가지고 행동하는 나, 너, 우리가 되길 바란다.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참고 http://kams.or.kr/webzine/18vol100/index.php?main_num=4
2.참고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50499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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