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서의 인문 칼럼] 어느 날, 우리에게 찾아온 손님

어느 날 난민을 읽고나서

여기 2590만 명의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삶의 터전을 떠나왔다.  80%가 개발도상국에 머무른다.  여전히 140만 명은 살 곳을 찾고 있다.1 여기 의도치 않은 손님, 난민이 있다. 

 

난민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사실 아무 생각이 없었다.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난민 하면 그저, 작년 사회 수업 시간에 난민에 대해서 배운 가물가물한 기억만이 남아있었다. 그것마저도 내용보다는 정우성 님이 난민 수용에 찬성하며 인터뷰를 하던 것이 제일 뚜렷했다. 그래서 이 책을 고를 때도 한 사이트의 추천 도서라서 읽게 된 것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책을 읽은 직후에는 큰 감동과 눈물이 몰려왔지만 바쁜 일상을 살아가다 보니 이런 일로 다시 책을 꺼내는 때 말고는 잘 생각나지도 않는다.  렇지만 이 책을 통해서 난민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를 얻게 되었고, 이 책을 읽는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내가 난민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은 '난민' 너무 딱딱하고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먼 나라 얘기라고 할 것도 없다. 난민 중 대부분이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남수단 내전으로 인한 피난민들인데, 우리나라 또한 휴전 중 이지만 분단국가이자 전쟁 중인 국가이지 않은가. 그러니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절박함을 가지고 있는 의도치 않은 손님. 그 누구도 난민이 되고 싶어서 된 사람은 없으니. 

 

 

난민이란, 난민 협약에 따르면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공포로 인하여, 자신의 국적국 밖에 있는 자로서,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공포로 인하여 국적국의 보호를 받는 것을 원하지 아니하는 자"이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로 난민 신청을 하고 있다. 이 책에서도 볼 수 있듯이 난민이 되는 이유는 전쟁, 박해 등 다양하나 이들의 공통점은 국적국의 보호를 받지 않기를 희망하고 이것은 이들의 목숨이 달린 중대한 일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에 난민이 되기 위해 들어온 많은 사람들이 나온다. 그들 모두 각자의 사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주인공인 강민은 우리나라의 초등학생쯤 되는 남자아이이다. 이들은 모두 난민센터에서 지내게 되는데, 과연 이들에게는 어떤 사정이 있었던 것일까?

 

"-난민이 뭐야? -그러니까, 낯선 곳에 와서는 쉽게 자리 잡지 못하고 떠도는... -우리도 난민이야? -아냐. 그냥 넌, 민이야" 3 본문 중 강민과 해나의 대화이다. 초등학생 저학년의 강민은 누나라고 부르는 해나와 노숙자 생활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그들도 난민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사람이지만 갈 곳이 없는, 어디 환영해 주는 이 없는. 해나는 강민을 난민센터에 맡기고는 떠난다. 그리고 강민은 그곳에서 다른 난민과 센터 사람들과 살아가게 된다.

 

이곳 난민센터의 이름은 '외국인 지원 캠프'이다. 좀 더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고민 끝에 지어진 이름이다. 이 '캠프'가 지어질 때부터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심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 난민을 바라보는 태도는 우호적이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부터 난민법을 시행했는데, 난민으로 받아들여지는 과정이 상당히 까다롭다. 먼저, 우리나라에 난민으로 온 사람들은 공항에서 난민 인정 회부심사를 기다린다. 그리고 여기서 받아들여지는 사람들은  난민센터에서 또 난민 인정심사를 기다린다. 난민으로 인정되면 우리나라에 살게 되고 만약 탈락하면 다시 돌아가야 한다. 우리나라의 난민 인정률은 3.7%로 낮은데, 이것이 나는 참 안타까웠다.

 

책에서 한 남자는 공항에서 며칠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는 회부되지 않는다는 말을 듣게 되자 화장실에서 자살을 하게 된다. 이러한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자 너무 안타까웠다. 그들에게는 마지막 희망을 걸고 여기로 오게 된 것일 텐데 이렇게 온 사람들의 대부분이 다시 자기 나라로 돌아가게 된다니 그들의 심정이 어떨지 짐작조차 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절박한 난민들에게 최대한의 심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난민심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기준이나 난민법, 난민에 관한 국제기준에 대해 잘 알고있는 전문적인 사람들이 부족하다. 그리고 통역 지원이 제대로 안되고 난민 심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의 수도 부족하다. 재작년까지 난민심사를 맡았던 직원은 전국에서 모두 39명이었다. 작년 통역5명을 포함, 91명으로 증원되었지만 난민신청자를 고려하면 매우 적은 인원이다.4 이 때문에 난민심사 기간은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이들은 공항에서 먹고 자며 기약 없는 기다림이 계속된다. 이들의 인권은 누가 보장해주고 있는 것인가. 

 

난민수용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무조건 혐오에서 비롯되어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권과 복지를 신경 쓰기도 바쁘고, 무슬림 난민에 대한 범죄의 사례에 따른 두려움, 문화적인 이질감 등의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에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만약 우리가 난민이 되었을 때, 우리가 이러한 이유를 근거로 거절당한다면 과연 수긍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난민을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난민, 한 번쯤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이다. '어느 날 난민'을 읽으면서 자신의 생각은 어떠한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

 

1. 참고 : https://amnesty.or.kr/campaign/숫자로-보는-세계-난민/

2. 인용 :  https://www.unhcr.or.kr/unhcr/html/001/001001001002.html

3. 인용 : 어느 날 난민 책 29쪽

4. 참고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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