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연우의 영화 칼럼] 벡델 데이, 여성의 목소리에 집중하다

여성 영화로 보는 영화산업

지난 9월 1일부터 9월 7일까지 양성평등 주간을 맞아 한국 영화감독 조합에서는 벡델 데이 행사를 주최하였다.

한 달이 지난 이 시점에 행사의 중요성에 다시금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이 행사가 '충무로 영화제'와 같은 영화제들에 새로운 평가의 기준과 시각을 제공해주었기 때문이다. 벡델 데이 행사는 영화 산업에 큰 영향을 주었고 이러한 행사가 더 많아져야 영화 산업 구조에도 변화가 발생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 행사에 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천만 관객을 달성한 영화들의 목록을 보다가 여성 주연의 영화가 없다는 것을 발견하였을 때이다. 여성 주연의 영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여성 감독 또한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우리나라의 영화 산업 구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과연 사람들은 누구에 의해 누구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가? 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벡델 데이란 벡델 테스트를 통과한 영화들을 소개하는 행사로 여성 영화를 조명하고 영화계에서의 차별 문제를 말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진행되었다. 벡델 테스트는 미국의 여성 만화가 ‘엘리슨 벡델’이 고안한 항복으로 남성이 다수인 영화계에서 얼마나 여성 인물이 빈번하게, 주도적으로 등장하는지를 판단하는 지수이다. 벡델 테스트의 구체적인 기준은 이름을 가진 여성이 두 명 이상 나오며 이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남성과 관련되지 않은 대화 내용이 있는가이다. 1

 

 

이러한 뻔하고 간단한 조건을 통과하지 못할 영화가 어디 있냐고 생각하는 입장도 있지만, 2018년까지 벡델 테스트를 통과한 한국 영화는 25%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온 수많은 영화에도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그러한 여성들이 이야기를 이끌고 나가는 주도적인 역할이 아닌 남성의 이야기를 돋보여주거나 이름이 없는 조연에 불과했다. 나는 이러한 극단적으로 한쪽 성에 치우친 영화계의 구조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영화는 남성들이 남성들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판단되었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는 최근 많은 수요를 얻고 있다. 비록 독립영화 분야에서부터 시작해 상업 영화까지는 넓게 확대되지는 않았지만, ‘리틀포레스트’와 같은 영화는 150만 명의 관객들을 달성하기도 하였다. 이번 행사에서 선정된 10개의 영화를 살펴보면, 독립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 수를 확보한 영화들도 있었다. 사회가 변화하고 사람들의 인식과 생각은 빠르게 변화하는데 영화계의 변화는 느리게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 영화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

 

“ 영화 산업에 진입하려는 세대의 젠더 감수성은 높아져 있는데 영화계는 아무래도 남성 중심의 문화가 지배하고 있다. 여성 영화의 서사와 장르가 투자와 배급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산업 자본적 환경에 대해 깊이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 "  2

 

“한국 영화, 누가 만들고 누구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벡델 데이를 통하여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하는 문제는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벡델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였다고 잘 만들지 못하고, 재미가 없는 영화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주목해오지 않았던 여성들의 이야기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고, 상대적으로 이야기 흐름에 중요하게 영향을 미쳐오지 못했던 여성들이 남성들만을 위한 캐릭터가 아니라 그 자체만으로도 주체성을 가진 캐릭터여야 한다는 것이다. 잘 알지 못하기에 바뀔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여성 영화, 여성 서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알아 가려고 노력을 해야 영화계의 구조에 변화가 생길 것이다.

 

참고 및 인용 자료 출처

1. 참고 : 문화체육관광부 블로그 https://blog.naver.com/mcstkorea/222080175385?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m%2F
2. 인용 :  2020.09.09 아트인사이드 뉴스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49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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