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건휘의 심리 칼럼] 인스타그램이 양성해 낸 '억지 감성'

 

 

 

사회적 연락망 서비스(SNS) 중 최다 사용자 수를 보유하고 있는 인스타그램(Instagram)은 미국에서 개발되어 피드에 영상, 사진 등을 올리는 SNS의 일종이다.


본인의 일상을 공유하고 사람들과 소통하자는 취지가 SNS의 근본이지만, 이러한 취지와는 다르게 요즈음 시대 속 개인의 SNS는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 아닌 ‘과시’하는 문화로 점점 변화되어 가고 있다. 특히나 게시물을 올릴 때 사진이나 영상을 필수로 게시해야 하는 인스타그램은 이 기이한 문화의 시발점이 되었다.

 

인스타그램 속 사람들은 모두 매일매일 행복한 일상 속에서만 살아간다. 현대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요인들인 금전적 여유, 원만한 사교성, 재능 등을 토대로 ‘좋은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고 모든 면모에서 여유를 가지며 명예까지 갖춘 삶’을 바로 인스타그램 안에서 모두 엿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이 사람들은 정말로 위와 같은 완벽한 삶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살아가는 것일까. 자신의 본 모습은 숨긴 채 좋은 모습들로만 채워진 나를 과시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심리이다. 대부분의 인스타그램 과시 사용자의 심리는 완벽한 나를 마주한 모두가 자신을 우러러봐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나온다.

 

이러한 사람들의 욕심은 점점 커지면서 끝도 없이 과해지는 ‘인스타 감성 일상’을 추구하게 된다. 이 경우에는 실제 본인의 일상을 부정하게 되고 자신의 SNS 속 허구의 일상을 진정 본인의 삶이라고 세뇌하기도 한다. SNS 속 친구를 맺은 사람들에게 ‘내가 이렇게 잘 살아’라고 표출하기 위해 본인의 경제적 상황에 맞지 않는 과도한 지출을 하고 억지로 예쁜 풍경이나 음식 등을 연출하여 자신의 일상 속 기본인 것처럼 꾸며진 삶을 살아가게 된다. 이러한 과도함이 지속적이게 되면 기존 삶의 질보다도 더 떨어진 현실이 만들어진다.

 

 

억지 감성은 더 이상 인스타그램 안에서만 활성화되는 것이 아니다. 가식적인 감성이 만들어 온 역사는 마케팅으로도 전향이 되고 우리의 삶 속 일부로 자리 잡게 된다. 가장 가까운 예로, 한 세월의 베스트셀러는  그 시대의 정서와 사람들이 좇는 것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고 한다. 요즈음의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를 둘러보면 젊은 작가들의 수필집을 많이 볼 수 있다. 대개 수필집들의 표지는 파스텔톤 컬러의 단순한 일러스트가 그려진 책들로 도배되어 있다. 이런 수필집의 내용은 대개 일상에서 흔히 사용할 수 있는 간단한 문장 한 두 줄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수필의 본질을 흐리게 되는 시각적 요소이다. 예쁜 일러스트와 포장된 말들로 꾸며진 책들은 인스타그램의 특유 감성을 좇는 독자들에게 아주 획기적으로 나타난다.

 

스스로를 과장하고 부풀려 양성되는 인스타 감성과 그에 파생된 문화들은 현대 사회 속에서 암묵적이지만 당연하게 여겨져오고 오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기괴한 현상들을 어떻게 바꾸어 나가야 할 것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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