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채희의 유행음식 칼럼] 뒤돌아서면 생각나는, 마라의 중독성 있는 매운맛

강남역의 한 골목을 쭉 걷기만 해도 지나가는 건물에 언뜻 마라탕 집 들이 꽤 보인다. 그중에서 유명한 몇 집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가끔 목격하기도 한다. 그만큼 마라 유행이 한국에 많이 퍼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대표적으로 탕으로 먹는 마라탕과 볶아서 먹을 수 있는 마라샹궈가 가장 인기가 많다. 보통 여기에 꿔바로우라는 우리가 원래 짜장면이나 짬뽕과 함께 먹던 탕수육과 비슷하지만,  더 넓적한 모양으로 생겨 새콤한 소스와 함께 먹는 요리를 함께 시켜 먹는 사람이 많다. 마라탕 집에서도 이를 파악하고 마케팅으로 두 개를 세트로 묶어 조금 할인한 가격에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마라는 매운맛을 내는 중국 사천 지방의 향신료로 혀가 마비될 정도로 맵고 얼얼한 맛을 가지고 있다. 향신료의 종류는 대표적으로 육두구, 화자오, 후추, 정향, 팔각 등이 들어간다고 한다. 처음에 이 향신료를 사용하게 된 시초는 기온 차가 심하고 습한 기후로부터 음식이 부패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향신료도 많이 들어가있고 위에 양념장으로 인해서 기름이 많이 떠 있다 보니 한 입 떠먹을 때마다 기침이 나오진 않을까 조심하며 먹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도 마라는 중독성 있게 우리를 끌어당긴다.1

 

 

중국에서 넘어온 음식이기 때문인지 한국의 매운맛과는 다른 매운맛에 놀랄 사람들을 위해서 마라탕 집에서는 보통 1.2.3단계로 단계를 나누어 매운 것을 잘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마라탕을 먹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준비해놓았다. 중국에서는 보통 건더기를 집어먹은 후 국물을 먹지 않는 것이 이 음식을 먹는 방법이라고 한다. 마라탕은 본래 중국에서는 훠궈와 비슷한 요리인데 한국에서는 이를 변형하여 국물의 간을 낮추고 영양가를 더해 뜨끈하며 매콤한 국물까지 즐길 수 있는 한국식 마라탕을 탄생시켰다. 중국의 마라탕보다 간이 약하고 향신료가 덜 들어가 훨씬 덜 자극적인 국물 때문인지 말아 먹을 수 있는 밥을 준비해놓은 가게가 있을 정도로 국물을 마시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짜장면, 마라탕과 같이 중국에서 온 음식들은 모두 한국식으로 변하여 한국 사람들에게 맞춰진 새로운 중국식 한국요리로 재탄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새삼 한국인들의 개발능력에 놀라워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퓨전요리라고 하면 우리가 생각해내지 못한 새로운 조합의 맛을 탄생시키는 것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는 이런 식으로 외국의 음식을 우리의 입맛에 맞게 재창조시키는 것도 퓨전요리의 한 종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외국에는 없는 우리만의 외국 음식인 셈이기 때문이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는 요즘, 뜨끈한 마라탕과 함께 하는 것은 어떨까?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참고: 마라-시사상식사전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749230&cid=43667&categoryId=43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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