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채희의 조리 칼럼] 한국의 자연스러운 달달함, 식혜

한국인이라면 한 번쯤은 찜질방에 가본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찜질복으로 갈아입고 찜질방 바닥에 앉아 계란과 함께 먹는 식혜는 어느 때보다도 달콤하고 맛있는 것 같다. 이런 모습들을 떠올릴 때면 우리가 당연하게 느끼고 배워왔던 생활방식들이 나라마다 아주 다르다는 걸 몸소 느낀다.  남녀노소, 연령을 불문하고 모든 이의 사랑을 받는 식혜는 한국의 전통 음료이자 나의 추억 음료이다.

 

 

시원한 통에서 국자로 가득 퍼주시는 식혜의 맛은 꿀보다도 단 듯한 착각을 내게 주기도 한다. 할머니께서는 식혜를 좋아하는 나를 보시고선 자주 단호박을 넣은 식혜를 만들어주셨던 기억이 난다. 나에게 식혜라는 음료는 각별한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존재이다.  이렇게 집에서 직접 만든 식혜도 있지만, 요즘은 찜질방 외에도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식혜를 즐길 수 있다. 혹은 식혜 액기스를 인터넷에서 구매하여 물에 적당한 비율로 타 마시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편의점에서 파는 식혜에선 왠지 모를 직접 만들지 않은 듯한 인공적인 향과 맛이 나 사 먹기를 꺼리게 되는 면이 있다. 또한 뒤에 적혀져 있는 영양 성분을 보면 직접 만든 것보다 나트륨이나 당류의 함량이 생각보다 높아 간단하게 마시기엔 조금 부담이 될 때가 있다. 그래서 학교 조리 시간에 선생님이 알려주셨던 레시피를 사용하여 직접 식혜를 만들어보기로 하였다. 사실 할머니가 만들어주셨던 단호박이 들어간 식혜를 만들어보고 싶었지만, 단호박이 들어간 음료나 음식의 특성상 여름과 같이 온도가 높은 날에는 빨리 상해버려 금방 섭취해야 하기 때문에 상할 부담이 적은 기본 식혜를 먼저 만들어보기로 하였다.

 

식혜를 제조하는 방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멥쌀을 꼬들밥처럼 되게 지어서 엿기름, 설탕과 함께 물에 풀어 보온밥통에 밥알이 삭는 온도인 50~60도를 유지하며 6-7시간 동안 보온시켜 밥이 삭으며 단맛을 내고, 위에 동동 떠 물에 밥의 단맛이 충분히 우러나오도록 해준다. 이렇게 식혜가 완성되면 식혀서 냉장고에 차게 보관하여 마시면 된다. 단맛이 조금 부족하다고 느끼면 설탕을 조금 넣어서 자신의 취향대로 맞추어서 섭취하면 된다. 가끔 냉장고에서 꺼냈을 때 층이 분리되어 상한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침전물이 생긴 것뿐이니 잘 흔들어 섞어서 마시면 된다.1

 

할머니가 만들어주셨던 단호박 식혜와 같은 추억의 손맛을 재현해내기는 역부족이었지만 찜질방에서 먹었던 큰 통에 담겨 있던 식혜와 맛이 흡사하여 놀랐다. 이렇게 쉽게 만들 수 있는 음료수를 이제껏 사 먹기만 했다는 것에 조금 창피함을 느끼기도 하였다. 다음번에는 한국의 또 다른 전통 음료인 수정과라는 음료를 직접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하였다. 달달한 음료가 생각나는 날, 몸에 안 좋은 화학성분이나 당이 과다함유되어있는 음료수보단 자연스러운 달달함을 가진 식혜 한잔을 마시며 기분 좋게 잠에 드는 것은 어떨까?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참고: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820037&cid=48170&categoryId=48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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