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우의 의학 칼럼] 스마트폰과 눈 건강

나는 스마트폰을 가끔 부모님께 빼앗긴다. 내가 하루에 너무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친구들과 교우를 위해서 SNS를 하기도 하고, 공부에 필요한 정보를 찾아볼 때도 사용한다고 항변한다. 부모님은 스마트폰이 눈을 망가뜨린다고 하신다. 실제로 스마트폰이 눈의 건강을 망가뜨리는 걸까? 그게 사실이라면 요즘은 사실상 전 국민이 온종일 스마트 폰을 보고 있는데, 나중에는 다들 장님이 되는 것 아닌가? 혹시 부모님이 스마트폰을 보면서 놀지 말고 공부하라는 뜻을 돌려서 말씀하신 것은 아닐까? 여러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나는 정말로 스마트폰을 보면 눈이 나빠지는지, 아니면 그냥 공부 시간 만 줄어드는지 탐구하였고 그 결과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스마트 폰이 눈의 건강을 해친다는 말은 구체적으로 말하면,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푸른 빛이 눈의 건강을 해친다는 뜻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요즘 핸드폰에는 블루라이트를 제거해주는 필터까지 만들어져 사용되고 있다. 블루라이트 필터를 적용하면 스마트폰의 화면 색이 이상하게 바뀌어 나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유독 푸른 빛이 건강에 안 좋다는 말인가? 붉은 빛이 더 자극적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그리고 만일 푸른 빛이 정말 눈을 손상시킨다면, 우리가 온 종일 바라보는 푸른 하늘은 더 해롭지 않은가? 푸른 빛이 정말 눈에 나쁜 빛인지, 어떻게 눈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금 더 알아보았다.

 

 

블루라이트는 파장과 관련이 있다. 푸른 빛은 가시광선 중 비교적 짧은 파장에 속한다. 짧은 파장은 투과력이 좋다. 그래서 우리 눈의 깊은 곳(망막)까지 붉은 빛보다 쉽게 전달된다. 이렇게 전달된 푸른 빛이 눈의 깊은 곳에 있는 망막 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동물실험에서 블루라이트가 망막세포를 손상시킨다고 발표하였다.1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인체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 권위 있는 저널인 네이처에 실린 연구에서도 디지털기계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가 눈을 손상시킨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발표하였다.2 그럼 블루라이트는 안전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스마트폰을 보지 말아야 할 더 큰 이유를 찾았다. 밤에 푸른 빛에 노출되면 생체시계를 망가뜨려 수면을 방해하거나 건강을 나쁘게 한다. 인간은 낮밤 주기라는 생체시계가 있는데 낮에는 활동할 수 있도록 호르몬과 체온 등을 조절하고, 밤에는 수면을 통해 휴식하고 낮에 고장 난 부분을 고쳐 자가 치료를 할 수 있게 한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생체시계는 눈으로 들어오는 푸른 파장의 빛에 따라 움직인다. 아침에 블루라이트가 들어오면 우리 몸이 활성화되고, 밤에 푸른 파장의 빛이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되면 몸은 수면 및 자가치료의 상태가 되는 것이다. 생체시계를 처음 발견한 과학자 3명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7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문제는 밤에 핸드폰의 블루라이트에 노출되면 생체시계가 오작동을 일으켜 건강 생체리듬이 꼬이기 시작한다. 생체시계가 망가지면 단순히 수면 문제뿐 아니라, 고혈압, 당뇨, 암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단순한 눈 문제가 아니었다. 밤에는 핸드폰을 보지 말아야겠다.

 

 

그러면 왜 우리 몸은 여러 파장 중에서 푸른 빛의 파장에 생체시계가 맞추어졌을까? 항상 궁금증은 꼬리를 문다. 내 생각은 아마도 그건 인류의 진화와 관계있을 것 같다.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하늘의 색깔인 파란색이 낮임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빛의 파장이었을 것이고, 인류는 이 파란색에 맞추어 생체시계가 발달하였을 것이다. 당시에는 인공 불빛이라는 것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하늘은 파란색일까? 그리고 저녁에는 하늘이 왜 붉은 색이 되는가?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탐구해서 칼럼으로 적어보리라 생각했다.

 

결론적으로 스마트 폰의 푸른 빛이 눈을 손상시킨다는 직접적으로 증거가 부족할지라도, 눈 건강에 도움이 될 리는 없다. 오히려 밤에 노출되는 푸른 빛이 생체리듬을 교란해서 건강을 해치게 된다. 어쨌든 지나친 스마트폰 화면에 노출되는 것은 건강을 위해서나 학업을 위해서나 좋지 않다. 앞으로는 핸드폰을 밤에는 적게 보기로 했다.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참고: https://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140724601015
2.참고: https://md2biz.tistory.com/459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