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서연의 독서 칼럼] 나비효과, 경고 또는 기회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나비효과는 작고 사소한 행동에 조심하라는 의미로 주로 쓰인다. 하지만 나는 독서 과정에서 나비효과가 부정적인 결과를 방지하기 위해 쓰이는 개념이 아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비효과에 대해 경로 의존성과 인지부조화라는 개념을 함께 고려해보며 이 개념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갖는지,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나비효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나비 효과란 일반적으로 작고 사소한 사건 하나가 나중에 커다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로 쓰인다. 이는 시간 여행 영화에서도 과거의 작은 사건 하나 때문에 현재나 미래의 양상이 너무나도 크게 뒤바뀔 수 있기 때문에 경고의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또한 미래에 대한 실질적인 예측이 불가능한 양상을 가리키는 카오스 이론에서는 초기조건의 민감한 의존성에 따른 미래 결과의 예측 불가능성을 의미한다. 이렇게 나비효과는 일반적이고 대중적으로 쓰이는 의미 이외에도 과도한 예측이나 조작적 정의가 어려운 미래에 대한 설명을 하기에도 적절한 개념이다.( 참고 : 도서 <지식 e 4> p.36 )

 

이와 비슷한 대목으로 우주 로켓의 설계를 예로 들자면 우주 로켓의 폭은 로켓이 열차 터널을 통과해야 해서 열차선로의 폭에 맞추어 설계되었고, 열차선로는 마차선로의 폭에 맞추어 설계되었으며 말 두 마리에 의해 이동되는 마차에 의해 마차선로는 말 두마리의 엉덩이 폭에 맞추어 설계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작고 사소한 부분이 우주 로켓이라는 큰 부분에 영향을 미쳤다. 추가로 사람들은 계속해서 비효율적이지만 관습적으로 사용하던 경로보다 편리한 경로가 만들어져도 비효율적인 경로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경로 의존성이라고 한다. 이렇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태도와 행위 사이에 양립할 수 없는 불일치가 있을 때 이러한 부조화를 제거하기 위해 스스로 합리화하는 경향, 즉 인지부조화를 가진다. ( 참고 : 도서 <지식 e 4>p.42~44  )

 

 

우리의 작고 사소한 행동으로 인해 큰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면, 나는 우리가 그 작은 행동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때 초래되는 큰 결과가 긍정적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이 결과를 부정적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다. 결과가 나오기까지도 다양한 크고 작은 변화가 일어나므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로 의존성과 인지부조화를 보이며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하고, 큰 변화 없이 과거의 경로를 그대로 유지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과거가 ‘안전’ 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는 삶의 경로를 바꾸었을 때 초래되는 문제점과 부정적인 결과에 더 초점을 맞춘 사람들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지금까지 우리가 경로 의존성과 인지부조화만 보여왔다면 우리의 삶은 어땠을까? 현재와 같은 기술적인 발전이 없는 것은 물론 의식주와 같은 기본적인 부분까지 원시 시대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은 모두 작고 사소한 변화로부터 시작했다. 그 변화가 모여 우리의 삶을 구성하기 시작했고 인간은 지적으로 뛰어나게 진화하면서 편리함을 추구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어쩌면 경로 의존성과 인지부조화는 편리함에 의존하는 인간의 진화에 대한 부작용 일 수 있다. 우리는 다시 인간의 본질의 의미를 깨달아야 한다. 변화를 통해 변화해온 우리의 삶은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다. 우리는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고 맞서야 한다. 실패가 있다면 극복해내고, 고난에 대해 협동을 통해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 이러한 부정적인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이 인간의 숙명인 것이다. 또한 작은 변화가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었다면 이를 활용해 그 다음의 결과에 대비 하며 편리성을 추구하는 인간의 목적을 충족시킬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온전히 자신의 뜻대로 무언가를 변화시킬 기회가 많을까? 나는 이 질문의 답이 자기 자신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내 대답은 ‘많다' 이다. 하지만 이 대답에는 전제가 하나 깔려있다. 그 전제는 나 자신이 더 이상 나비효과에 대해 두려워 하지 않고 변화를 추구하겠다는 다짐이다. 물론 윤리적으로 부정적인 변화는 추구하지 않을 것이지만 작은 변화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면 그 변화의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함을 말하고 싶다. 이제부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이는 경로 의존성과 인지부조화를 보이기 보다는 윤리적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자신의 뜻대로 살아가며 닥치는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삶을 지향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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