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재의 EPL 칼럼] 여전히 문제가 많은 맨유

맨유가 20/21시즌 EPL 3라운드에서 브라이튼을 상대로 3-2 진땀승을 거뒀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후 직전 상황에서 이전의 브라이튼 수비 과정에서 닐 무페이의 핸드볼 반칙이 VAR 판독 결과 핸드볼 반칙으로 인정되며 페널티킥을 얻었고 이 페널티킥이 결승골로 이어지며 승점 3점을 획득할 수 있었다.

브라이튼에게는 참으로 불운한 경기였다. *맨유는 브라이튼의 슈팅 숫자보다 2배나 적었고 심지어 점유율에서 브라이튼에게 밀렸음에도 불구하고 *브라이튼은 골대가 5번이나 맞는 불운이 따르며 승리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 경기다.

*맨유는 이날 경기에서 슈팅 7회 중 3회를 유효 슈팅으로 연결했고 브라이튼은 슈팅 18회 중 5회를 유효 슈팅으로 연결했다.

*여담으로 축구 통계 사이트 'opta'에 따르면 브라이튼은 5번이나 골대를 맞추며 집계를 시작한 2003-2004시즌 이후 EPL에서 한 경기 동안 이렇게 많은 골대를 맞춘 팀은 없었다고 한다.

 

오늘 경기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가장 컸던 문제점은 포그바였다. 포그바는 이 날 경기에서 패스 34회 중 23회만을 성공시켰고 패스 성공률도 67.6%로 팀 내 최하위를 기록했으며 3번이나 볼 소유권을 내주며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수비 스텟도 썩 좋지는 않았다. 태클 0회, 인터셉트 0회, 클리어링 0회 등 수비 스텟 또한 포그바가 공격에 큰 영향을 끼친다면 이해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부분을 비사카와 마티치가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공격적인 스텟에서도 키패스 0회, 슈팅 0회를 기록하며 공격에 큰 영향을 끼친 것도 아니라는 거다.

코로나19에 확진되었던 포그바기에,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도 이건 아니라는 거다. 즉,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이렇게 포그바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다른 선수들이 결국 빌드업에 가담할 수밖에 없게 된다.

맨유의 후방 빌드업 - 묶인 포그바

 

맨유가 이날 경기에서 후방 빌드업 시, 크게 2가지의 패턴을 가져갔다. 3-2-5 대형을 형성하거나 아니면 위 사진과 같이 3-3-4에 가까운 대형을 형성했다. LB인 루크 쇼와 RB인 비사카가 높게 전진하고 마티치가 왼쪽 센터백 자리로 내려오거나 중앙 센터백 자리로 내려와 3백을 형성했다. 그리고 그 앞에 포그바를 배치하고 후방 빌드업에 잘 풀리지 않을 때, 브루노 또는 3명의 공격수 중 한 명이 볼을 받으러 내려오는 형태다.

브라이튼은 1선 공격수들이 맨유의 3백을 압박했고 맨유가 풀백을 통해 전개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브라이튼은 3톱 대형을 들고 나왔기 때문에, 2톱 대형을 상대할 때처럼 후방에서 3vs2 수적 우위를 형성하지 못한다. 그 소리는 브라이튼의 1선 공격수들이 맨유의 3백 한 명 한 명을 철저히 마킹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탓에, 맨유는 풀백을 통해 전개하는 방식을 택해야만 했고 따라서 위 상황처럼 풀백인 비사카에게 볼을 전개할 수밖에 없었고 이때 왼쪽 미드필더인 마치가 빠르게 풀백인 비사카에게 압박하여 맨유의 3백이 앞선으로 공격을 전개하지 못하게끔 괴롭혔다.

만약, 맨유의 3백이 앞선 미드필더인 포그바에게 볼이 연결되었을 때 브라이튼의 2선 미드필더인 랄라나(CM) 또는 알자테(CM)가 함께 포그바를 압박하기 때문에 포그바는 볼을 안정적으로 소유하고 전방으로 볼을 전개하는 데에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는 크리스탈 팰리스전과 마찬가지로 후방에서 상대 2선 미드필더가 압박을 가했을 때, 몸값에 걸맞은 탈압박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을 기용했을 때 브루노가 딱히 내려오지 않아도 2선과 3선 사이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이점 따윈 사라져버린 거다.

브라이튼이 이렇게 압박을 가한 이유는 맨유의 공격진이 롱볼에 약하다는 점이다. 맨유의 1선 자원인 마샬과 래쉬포드는 지난 19/20시즌, 경기당 공중볼 경합이 0.6회, 0.7회로 경기당 한 번 공중볼을 딸까 말까 한 수준이다. 즉, 맨유가 브라이튼의 수비 라인을 의도적으로 내리기 위해 롱볼로 전개했을 때 브라이튼의 낮고 견고한 4백 혹은 5백으로 이루어진 수비에게서 공중볼을 딸 확률이 낮다는 거다.

 

언제나 그랬듯이, 브루노(CAM)가 자유롭게 움직였다. 브루노는 주로 2선과 3선 사이에 공간에서 움직임을 가져가는데 브루노는 볼을 받아주기 위해 3선까지 내려와 후방에서 빌드업을 전개해나갔다.

두 번째로는, 공격진 중 한 명이 포그바를 지원하기 위해 내려오는 방식이다. 맨유의 공격진이 높은 위치에 머물러있기보단 마샬, 래쉬포드, 그린우드 중 한 명이 볼을 받기 위해 내려와 포그바에 대한 압박을 분산시키고자 노력했다. 문제는, *이들 또한 포그바와 마찬가지로 볼을 자주 내줬다는 것이다.

*그린우드,마샬,래쉬포드는 이 날 경기에서 볼 소유권을 각각 5회, 4회, 2회나 잃었다. 총체적 난국이다.

맨유의 공격 전개 과정 - 정적인 움직임과 개인 능력에 의존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후방 빌드업만이 문제가 아니다. 지난 시즌에서도 반복되었던 정적인 움직임이다. 맨유는 브루노 영입 전에도 마찬가지로, 공격수들이 늘 정적인 움직임만을 가져갔고 의미 없는 볼 돌리기 또는 똑같은 패턴만을 고집하고 있고 반복하고만 있는 것이다.

 

맨유의 공격 과정은 대부분 이렇다. 3-5-2 또는 3-2-5 형태를 구성하고 공격을 전개하는데 이 과정에서 브루노가 왼쪽 측면과 오른쪽 측면, 중앙을 오가며 패스를 받고 다시 패스를 주기 위해 계속해서 움직인다. 문제는, 공격 쪽으로 볼이 투입되었을 때 상대의 수비 라인을 흔들기 위해서 오프 더 볼 상태의 선수들의 움직임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매과이어가 볼을 잡았다고 가정해보자. 매과이어가 볼을 잡은 상태에서 왼쪽 측면에 있는 루크 쇼에게 패스를 주게 되면 브루노는 패스를 받기 위해 움직임을 가져간다. 이 과정에서 루크 쇼를 마크하기 위해 라이트백은 자연스레 나오게 되고 센터백과 풀백 사이에 공간은 넓어지게 된다.

그때 래쉬포드가 센터백과 풀백 사이 공간에 침투하여 공격을 시도하는데 이러한 공격 루트를 제외하고 무언가 새로운 공격 루트가 없다는 거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맞대결을 펼친 브라이튼과 크리스탈 팰리스는 이를 알고 이 공간을 커버하여 이러한 공격 전개가 잘 이루어지지 않도록 방해했을 때 오히려 아무 의미 없이 볼만 돌리는 경우가 발생했다.

아니라면, 3명의 공격진 중 한 명이 박스 바깥으로 나와서 볼을 받아주는 움직임을 가져감으로써 상대 수비를 바깥으로 끌고 나오는 움직임을 가져가야 한다. 오늘 경기에서는 마샬이 그런 움직임을 조금 가져갔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플레이는 박스 근처에서 패스를 받기 위해 가만히 있고 볼을 받았을 때 홀로 해결하려는 성향이 짙기 때문에 대책이 없다.

또는, 사이드 체인지로 상대의 수비 간격을 일부러 벌리고 왼쪽에 집중되어 있는 수비진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었다. 반대편에 있는 비사카는 직접 드리블을 통해 볼을 몰고 올라가 크로스 또는 박스 안으로 컷 인 패스를 통해 공격적인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는 선수지만, 그런 것 또한 거의 없었다.

이러한 움직임을 통해 골을 만들어내는 것조차 안된다면, 빠른 교체로 해답을 봤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맨유는 반더빅을 좀 더 빨리 투입했어야 했다. 이렇게 상대가 수비 라인을 아예 내려버렸을 때, 브루노를 영입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듯이 침투를 통해서 공격진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득점과 득점을 만들 수 있는 패스까지 가능한 반더빅을 투입했다면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총평

솔샤르에게 주어진 숙제는 많다. 후방 빌드업에 대한 문제점을 센터백 영입을 통해 해결하거나 무언가 전술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루크 쇼를 스토퍼로 두고 윌리엄스를 윙어처럼 기용하여 재미를 봤듯이 말이다.

공격 또한 마찬가지다. 현재와 같이 정적인 움직임만을 가져가지 말고 공간을 찾아 뛰어들어가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가져가거나, 이러한 상황일 때 반더빅을 빠르게 투입해 새로운 공격 루트를 창출해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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