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준선의 사회복지 칼럼] 장애인 탈시설화와 자립지원

 

 

몇 달 전에 평택에 있는 장애인 시설에서 폭행 사망 사건이 일어난 적이 있다. 장애인 시설에서 장애인을 훈육한다는 이유로 학대와 폭력이 만연하고 있었다. 장애인을 보호해야 할 곳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니 이런 시설을 탈피하여 지역사회에 거주하며 필요한 서비스를 받는 탈시설화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장애인의 탈시설과 자립 생활을 위해 목소리를 냈던 故 황정용 운동가가 본격적인 투쟁을 시작한 지 벌써 11년 3개월이 넘었다. 그는 지체장애인이자 탈시설 당사자였다. 그가 탈시설을 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그가 지내던 시설에서 각종 비리와 폭행이 난무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시설들의 충격적인 실태가 하나둘씩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의 생활은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더욱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황정용 운동가는 탈시설을 결정했고 더 많은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탈시설 투쟁을 시작했다.

 

그 이후로 다양한 운동가들의 노력 덕에 각종 지자체에는 탈시설 전환지원센터가 생겼고 장애인이 자립 생활을 할 수 있는 자립 생활 주택이 만들어졌다. 탈시설 정착금과 같은 기초적인 정책이 생기기도 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수많은 시설 거주 장애인들에게는 탈시설과 자립이 뚜렷한 선택지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있다. 탈시설과 자립을 선택했을 때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이어나갈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 우리 사회에는 마땅한 제도가 미비하며 지원조차 부실하기 때문이다.

 

현재 경기도에서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책정한 예산은 경기도 전체의 예산에 0.2%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2017년부터 현재까지 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운영하기 위한 비용마저 거의 인상되지 않았다. 또한, 2020년에 자립 생활 정책 금은 11명에게만 지원되었다.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는 이 모든 것에 대한 경기도의 개선을 요구했다. 장애인 자립 지원을 위한 예산을 유의미하게 늘려서 보다 많은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더욱더 많은 운영비용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자립 생활 정책 금도 더 많은 탈시설 장애인들에게 더 많은 금액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1

 

더불어서, 더욱더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탈시설과 자립을 위해서는 장애인의 일자리 마련이 반드시 따라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너무 오랜 기간 동안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 지어왔다. 타당한 이유가 없음에도 장애인을 너무 많은 분야에서 배제해왔다. 그 결과,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잘못된 인식만 쌓여간 채로 “그들은 우리(비장애인)와는 철저히 다른 사람”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장애인 일자리 마련에 앞서 장애인 인식 개선이 이루어져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수년 전부터 폭로되어오고 있는 장애인을 향한 시설의 폭력은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행해지고 있을지 모른다. 이미 너무나도 긴 시간 동안 장애인들은 우리 사회에서 차별받고 격리되어 왔다. 지금이라도 장애인의 자립과 인간다운 삶을 위해 복지 정책 마련과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하루빨리 시설 거주 장애인들에게 선택지다운 선택지가 생기고 하루라도 더 삶다운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참고: https://beminor.com/detail.php?number=14977)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