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윤의 사회 칼럼] 코로나 속 명절, 이대로 괜찮을까

 

8월 끝자락에 시작된 코로나의 2차 대유행으로 인해 수도권에는 2주간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실시되었다. 그 결과 확진자의 수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아 다시 2단계로 완화되며 등교 및 등원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는 완전히 종결되지 않았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제3차 혹은 그 이상의 대유행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우려되는 것은 민족 대명절이라 불리는 추석이다. 우리나라의 추석에는 온 집안사람들이 모여 함께 차례를 지내고 음식을 나누어 먹는 문화가 있는데, 이것이 비말로 감염되는 코로나19의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가 재난인 코로나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자발적으로 또는 제도적으로 대이동을 막는 일이 불가피하나 예로부터 조상을 섬기는 것을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의 정서 상 이동을 제한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나는 민족 대이동에 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조상님을 뵙고 묫자리를 정리하며 가족끼리 얼굴을 맞대며 지낼 기회가 사라지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지만 대이동을 감행할 경우 3차 대유행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인구 밀집으로 인한 전파도 문제이지만 확진자를 찾아내는 데에 이전보다 더 큰 어려움이 있을 것임 또한 분명하다. 추석에는 가족 간의 접촉뿐만 아니라 시장 등의 인구 밀도가 높은 장소에서의 접촉 또한 증가하는데, 이러한 장소의 특성상 CCTV 환경이 열악하다는 점, 정확한 유동 인구 파악이 힘들다는 점 등의 치명적 오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국가적인 재난 위기를 다시 초래할 위험성을 품고 있음에도 대이동을 강행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가족 간의 단합을 위해, 조상님을 기리기 위해 민족 대명절을 함께 보내야 한다는 통념에는 다소 어긋난다고 볼 수 있지만 지금은 국가 재난 상황이며 섣부른 나의 행동이 어떠한 파급력을 미칠지 또한 미지수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접촉을 최소화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한다 한들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이고 강화된 거리두기 시행 중에도 일부 시민 의식이 부족한 사람들은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소란을 일으키는 등의 문제까지 발생한 것으로 보아 그저 조심하는 것이 해결책으로 제시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대안이나 대처법이 아닌 위험의 뿌리를 자르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일 년에 단 두 번이 전부인 명절을 친척들과 함께 보낼 수 없게 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안타깝지만, 그만큼 위기 상황 속이기 때문에 필자는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이동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 번의 명절을 포기함으로써 국가적 재난을 예방할 수 있다면 그것은 조상님을 모시는 것 못지않게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이번 명절에는 귀향길에 오르는 대신 재난 예방의 지름길에 올라서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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