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영의 영화 칼럼 VII] 장벽을 뛰어넘다, '하우스 오브 투모로우'

10대 소년들이 장애물을 뛰어넘어 락밴드를 결성할 수 있었던 과정을 보며 우리도 일상생활의 틀을 깨뜨리자.

 

 

하우스 오브 투모로우 (2017) / 2019 한국 개봉

 

자연 속에서 할머니와 함께 '미래의 집' 가이드를 하며 살아가는 세바스찬은 현대 문명에 반감이 있는 할머니로 인해 인터넷도 허락된 목적 하에만 사용할 수 있고, 음식도 정해진 레시피에 따라서만 먹는다. 그러던 어느 날, 제라드의 아버지가 이끄는 교회에서 가이드를 받기 위해 '미래의 집' 에 방문하고, 이 과정에서 세바스찬은 제라드를 만난다. 순수함의 결정체인 세바스찬과는 정반대로, 제라드는 가족들의 앞에서 흡연하거나 상스러운 말도 거침없이 내뱉는다. 세바스찬은 그의 거친 모습을 보며 감명을 받고, 그와 친해지고 싶다고 생각한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기묘한 조합은 어떻게 이어질까? 
 

 

 

상극으로 보이는 이 둘은, 사실 '장벽'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세바스찬은 자신을 과도하게 옭아매는 할머니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그는 제라드와 어울리며, 자신도 인지하지 못했던 - 자신이 비정상적인 보호 아래 살아가고 있다 - 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렇다면 제라드는 어떤 장애물을 안고 있을까? 그는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채 살아가고 있는 심장병 환자이다. 하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모두 많지만 언제라도 심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꿈을 삭힌 채로 살아간다. 둘은 함께 어울리며, 제라드는 세바스찬에게 일탈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세바스찬은 제라드의 불안정한 정서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두 소년은 'Rash' (발진) 라는 이름의 밴드를 결성하고, 공연을 위해 준비하지만 일은 뜻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그가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걸 세바스찬의 할머니가 허락할 리는 당연히 없고, 제라드의 아버지 또한 격하게 소리를 지르며 진행되는 공연이 제라드의 심장에 무리를 줄 것이라며 반대한다. 하지만 이 둘은 일상의 틀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결국 제라드의 누나의 도움을 받아 몰래 '미래의 집'에서 공연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줄거리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들지 않는가? 이들은 영원히 지속될 것만 같던 똑같은 삶을 던지고 모험을 택했다. 이에 비교하면 우리의 삶은 어떨까, 무엇을 하고 싶은지 충분히 탐색하기도 전에 입시를 위한 질주를 해야 하는 우리나라 10대들이 두 소년과 비교됐다. 뿐만 아니라, 흥미를 찾았더라도 안 될 거라며 일찍부터 포기해버린 청소년이 얼마나 많은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할머니에게 이발을 받으며 평생 똑같은 헤어스타일만 유지하던 세바스찬이 제라드에 의해 모히칸 머리를 하게 되는 장면이 바로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이자, 시사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받을 수 있는 포인트였다. 우리 모두 '하우스 오브 투모로우'와 함께, 루틴을 깨고 밖으로 나와 무엇이 내 열정을 돋우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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