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연의 KPOP 칼럼] 뮤직비디오와 그 파생 문화에 대하여

???: "뮤비 좀 짧게 만들어. 조회 수 올리기 힘들어."

 

오늘날의 KPOP은 여러 분야와 융합된다. 이제는 익숙해진 뮤직비디오도 영상 매체와 KPOP이 결합한 융합물이다. 뮤직비디오의 사전적 정의는 “노래나 연주 등 그 음악에 맞는 영상을 제작하여, 음악을 들으며 동시에 화면을 감상할 수 있게 만든 음악 영상물”이다*. 대개 뮤직비디오의 구성은 비슷한데, 나의 기준으로 주 구성 세 가지를 나누어 보았다.

 

첫째로 군무가 있다. 이 씬(scene)에서는 그룹 전체, 혹은 유닛이 춤을 추는 모습을 촬영한다(군무 씬에는 프리스타일 댄스를 하는 장면은 포함하지 않으며 단체로 해당 곡에 대해 맞춘 안무를 하는 장면만을 말한다). 백댄서가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는 장면은 시청자의 흥을 돋우기에 충분하여 더욱 뮤직비디오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 이러한 군무 씬은 뮤지컬 영화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군무 씬의 비중이 큰 뮤직비디오를 좋아하지 않는다. 활동을 하며 보여줄 무대에서 얼마든지 군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군무 대신 다른 씬으로 뮤직비디오를 채운다면 팬들은 아이돌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아할 것이다. 그러나 이 군무 씬은 잘 살려 찍으면 다른 구성에서보다 훨씬 높은 영상미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없으면 심심하고 아쉬운 존재이다.

주관적인 시선으로 보았을 때 군무 씬은 SM이 독보적으로 잘 찍는다고 생각한다. 가장 먼저 적고 싶은 뮤직비디오는 슈퍼엠의 <Jopping>. 군무 씬에 공이 많이 들어간 것이 보이고, 군무 씬의 장점을 잘 살려냈다. 레드벨벳 아이린 & 슬기의 <놀이>도 함께 추천한다(https://youtu.be/wCWoUUWwdqg). 여기서는 군무 씬 기존의 이미지를 깨버리는 색다른 화면 구성이 돋보인다(1:47~2:05 부분).

 

 

둘째로 연기가 있다. 요즘은 대부분의 뮤직비디오에 이야기를 담겨 있다. 이 장면에서는 아이돌의 세계관을 보여준다. 세계관이 없는 아이돌이라면, 곡 컨셉에 맞는 스토리가 배경이 된다. 이별을 주제로 한 곡이라면, 애인과 헤어지는 연기나, 옛 애인과의 추억을 회상하는 연기를 예로 들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특정 소품을 바라보는 시선 연기나, 음료가 담긴 잔을 부딪히는 손 연기 등 사소한 연기도 뮤직비디오를 구성한다.

 

연기 씬은 멤버의 재량에 따라 반응을 다르게 불러온다. 연기 실력이 평균 정도 된다면 그저 편안하게 뮤직비디오를 감상할 것이고, 뛰어나다면 팬들은 새로운 아이돌의 매력에 더 반할 것이며, 연기를 못한다면 팬들은 기대의 여부와 관계없이 실망하게 될 것이다. 심각하게 연기를 못한다면 팬의 실망은 물론 대중들의 악플을 받을지도 모른다. 연기 실력이 갖춰져 있지 않은데도 연기 씬을 넣고 혹평을 받을 바에야, 차라리 다른 씬으로 구성을 채우길 바란다. 또한 대사 없는 연기가 연기 실력이 덜 보이기 때문에 연기 구멍 멤버가 있다면 대사 없이 연출하였으면 한다. 또한, 나는 뮤직비디오를 기획하고 제작할 때에 연기 씬에 욕심을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뮤직비디오의 원초적인 목적과 근본이 음악인데, 연기 씬을 묶어 넣느라 분량이 음악의 두 배 분량이 나오게 되면 목적을 잃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 음악에 더 집중하도록 하는 기능과 그 음악에 담긴 심오한 내용을 풀어내는 데에 도움을 주기도 하겠지만, 도우려다 오히려 해를 끼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연기 씬 탓에 길이가 매우 긴 뮤직비디오 두 개를 소개한다. 방탄소년단(멤버 정국의 개인 곡)의 <Euphoria : Theme of LOVE YOURSELF 起 Wonder>, TXT (투모로우바이투게더) <Eternally>이다(https://youtu.be/mxlloUcfUy0). 두 곡 모두 4분 가까이 되는 분량이나 영상은 8:53, 19:31이다. 팬들은 세계관 이해와 더 새롭고 많은 아이돌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은 반응을 낼 수 있겠지만, 그저 노래를 들으려고 들어온 대중들에게는 ‘과하다’는 평을 듣게 될 수도 있다. 그렇지 않으려면 영상의 완성도가 훨씬 높아야 할 것이다.

 

 

 

셋째는 단독 씬이다. 흔히 말하는 ‘얼빡샷(‘얼굴이 빡빡하게 가득 참’을 줄여 이르는 말, 출처 우리말샘)’이 이에 해당한다. 더불어 독무를 하는 장면이나, 독백 연기의 경우 앞에서 말 한 군무나 연기의 특징을 띠기도 한다. 그 밖에는 립싱크를 하며 표정 연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 부분에서는 멤버 개개인의 매력과 끼를 볼 수 있다. 이 단독 씬을 적으며 떠오른 뮤직비디오가 둘 있다. f(x)의 <Electric Shock>와 I.O.I의 <너무너무너무>이다(https://youtu.be/GdxvD7r58ng). 뮤직비디오를 보다보면 무슨 말인지 바로 알게 될 것이다.

 

립싱크하는 장면은 왜 언급이 없느냐 할 수 있겠다만 립싱크는 연출에 따라 군무 씬, 연기 씬, 단독 씬 어디서든지 할 수 있기 때문에 따로 나누지 않았다.

 

다음으로는 뮤직비디오의 파생문화를 분석한 내용이다.

 

‘뮤비 해석’은 그룹의 세계관을 중점으로 두고 뮤직비디오를 해석하는 문화이다. 거의 모든 뮤직비디오에 노래 가사 이외의 대사가 없기 때문에, 한 가지 장면에도 바라보는 관점과 시각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 뮤비 해석은 같은 영화를 보고 열린결말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서로 공유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뮤비 해석은 충분히 대중화된 문화이자 콘텐츠이며, 유튜브에는 뮤비 해석을 전문으로 하는 채널도 있다.

 

뮤비 해석은 상당히 주관적인 내용을 담기 때문에,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리다 할 것 없이 해석하는 것과 그 해석을 공유하는 것에 의의가 있는 문화이다.

 

또 다른 파생 문화에는 뮤직비디오 리액션, ‘뮤비 리액션’이 있다. 이것은 말 그대로 뮤직비디오를 본 리액션을 콘텐츠화 시킨 것이다. 뮤비 해석보다 뮤비 리액션이 훨씬 먼저 생겼다. 리액션 영상에서는 장면들에 숨겨진 의미를 추측하는 정도라면, 그 내용을 좀 더 다듬고 더 자세하게 분석하는 영상이 뮤비 해석인 셈이다. 대부분은 뮤직비디오를 보는 자신의 모습을 촬영한 경우가 많고, 뮤비 리액션 문화가 다져지기 시작할 때에는 뮤직비디오 영상을 배경으로 자막에 자신의 리액션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었다(매우 소수). 유튜브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영상이 업로드 되어 있고, 되고 있다.

 

뮤비 리액션이 팬들 사이에서 문화로 자리 잡으며 각 소속사에서도 아이돌이 자신의 뮤직비디오를 리액션하는 영상을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직접 뮤직 비디오 제작에 참여한 아이돌들의 리액션이기 때문에 팬들의 뮤비 리액션과는 엄연히 다른 의미를 가진다.

 

뮤직비디오는 아직도 발전하고 있고, 끝없이 발전해 나갈 것이다. 뮤직비디오를 접하는 매체가 PC나 스마트폰 등이 아닌 VR과 그 외의 것들로 발전하며 달라지더라도 뮤직비디오라는 콘텐츠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뮤직비디오의 행보를 기대하며 칼럼을 맺는다.

 

*인용: 네이버 국어사전, https://ko.dict.naver.com/#/entry/koko/75da751cf246470b86a63c60fefa400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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