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희의 시사 칼럼] 희대의 악마, 조두순 출소 이대로 괜찮은가

2008년 12월 경기도 안산의 초등생을 납치,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바 있는 범죄자 ‘조두순’의 출소가 10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예정대로라면 12월 13일 출소하여 우리 사이에 섞여들 것이다. 이에 청와대에 조두순 관련 청원이 6만 8천여 건을 넘어갔다. 더불어 “올해, 12월 13일! 모두의 공포에 대상인 조두순의 출소일을 막아주세요!!”라는 청원을 작성한 사람이 13살의 초등학생이라는 것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어른들뿐만 아니라 많은 청소년, 어린이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음을 사회가 알게 되었다. 2차 피해자 발생이 심히 우려되는 한편 어느 정도의 안전이 보장되어있는지 궁금함에 현황을 살펴보았다.

 

 

 

 

비극적인 사건의 피해자는 현재 어엿한 대학생으로서 자신처럼 상처받은 이들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하겠다는 신념을 갖고 살고 있다. 어린 나이에 생사가 오가는 끔찍하고 잔인한 일을 겪었음에도 멋진 성인으로 자라난 것이다. 이제 우리는 아무 죄 없는 피해자가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응원해줘야 한다. 한데, 곧 자유의 몸이 되는 조두순이 피해자의 근처에 거주한다고 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 피해자는 혹시 모를 보복에 또다시 혼자 맞서 싸워야 한다. 올해 조두순이 출소를 위해 포항으로 이감한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피해자의 부친이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왔다. 피해자가 그 아저씨는 괴물이었다며 아직도 교도소에 있냐고 물어온 것이다. 이에 부친은 차마 그의 출소일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리지 못하고 이중 삼중의 철장 속에 갇혀있다고만 답했다고 한다. 덧붙여 “우리가 조두순을 찾기 어려워도 조두순은 우리를 금방 찾아낼 거다. 정말 공포스럽다”라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전자발찌 착용과 얼굴 공개를 조치를 취했으니 괜찮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이들도 있지만 두 가지 장치만으로 안전을 보장하기는 어렵다.

 

 

 

최근 일만 봐도 그렇다. 미성년자 6명 강간범이 12년 옥살이 후 출소 8일 만에 여중생을 성폭행한 사례가 있다. 박 모 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김창형 부장판사)에 의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그 또한 전자발찌를 차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은 범죄 재발을 막지 못했다. 부주의했음인지 기술의 부족이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조두순 사건이라고 별반 다를 리가 없다. 조두순은 감옥에 들어가기 전, “내가 20년을 감옥에서 살아 70살이 되어도 감옥에서 운동 열심히 하고 나오겠으니 그때 봅시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가 범죄를 재차 일으킬 가능성이 현저히 큰 상황에서 2차 피해자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심어주지 않는 이상 국민, 청소년, 여성들의 불안은 점차 증폭될 것이다.

 

말뿐인 토닥임으로 국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힐 수는 없다. 실질적인 대안과 피해자 보호 방안을 제시하여 크나큰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도와야 한다. 조두순의 위치를 관리하는 전담 경찰관을 배정한다던가, 피해자와 일정 거리 이상 좁혀지면 직접 연락을 남겨주는 등 믿음직스러운 대처 방안이 공지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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