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혁의 독서칼럼] 시장적 가치보다 우선되어야 할 윤리적 가치를 위하여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과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예전에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과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의 경계가 명확했다. 하지만 시장경제체제로 인한 시장지상주의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지금, 이제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과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의 경계는 거의 흐릿해지고 있다. 필자는 세상 모든 것들의 가치가 시장에 의해 평가되고, 시장적 가치로만 바라보는 이 현실을 비판하고자 이 칼럼을 쓴다.

 

마이클 샌델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은 세상 모든 것들의 가치가 시장에 의해 평가되고, 그로 인해 사람들이 그것을 시장적 가치로만 바라보는 것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이 책은 '미국에 이민하는 권리, 50만 달러', '대기에 탄소를 배출할 권리, 1t에 13유로' 등 모든 것들이 거래 대상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을 비꼬아 표현하였다.

 

 

'세상에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은 없다.', 라는 거짓말이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사회는 시장경제체제에 모든 것들에 대한 가치평가를 맡겼고, 그 결과로 사회의 공공성, 공정성과 윤리적인 가치인 사랑, 우정 등을 훼손시켰다. 이를테면 줄서기를 대신해서 새치기가 정당화 되는 사회, 누군가가 죽게 되면 이익을 얻게 되는 생명보험과 도박, 돈으로 사는 학위, 대기를 오염시킬 수 있는 권리 등 한없이 용인되어가고 있는 사회 속에서 더는 윤리적 가치와 규범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윤리적 규범의 영역 자체가 이제는 시장적 영역의 일부로 포함되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처럼 물질을 시장적 가치로 판단하고, 평가하고, 그렇게 바라본다면 그 본질은 훼손되고 왜곡될 것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우리 사회의 공공성과 공정성은 사라져 버릴 것이다. 이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려면 물질을 시장적 가치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윤리적 가치가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물질에 대한 가치평가를 시장경제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직접 윤리적 가치와 시장적 가치에 대해 종합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평가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시장가치가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비시장가치를 밀어내고 있는 지금, 윤리적 가치와 규범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인간이 얼마나 시장지상주의와 시장만능주의에 빠져있는지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영역과 비시장의 영역에 속해있는 모든 것들이 재화화 되어 가고 있는 현실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 세상 모든 것들을 시장적 가치로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은 시장지상주의를 조장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사랑과 우정, 명예 등 인간사회의 덕목은 중요성을 잃게 될 것이다. 이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그 물질의 본질을 되새기고, 시장적 가치와 윤리적 가치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평가하되, 윤리적 가치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이 진정으로 자신에게 소중하고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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