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경의 언어 칼럼] 당신의 언어 습관은 안녕하십니까

설망어검(舌芒於劍), 말은 칼보다 강하다.

필자는 욕을 또래 아이들보다 늦게 배운 편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스쿨버스에서 맨 뒷자리 6학년 오빠가 한 그 말이 내 인생에서 처음들은 욕이었다. 하지만 욕에 대한 거부감은 3학년 때 다 사라지고 주변 친구들처럼 같이 나쁜 말을 했다. 주변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렇게 받은 주변의 영향이 어느새 필자가 다른 아이들에게 그 영향을 주고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의 만 15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언어생활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우리 국민의 98.2%가 한글·한국어를 사랑하고 자긍심을 느낀다고 답했다. 하지만 일반 국민 10명 중 7명은 주변 사람들이 한국어와 한글을 올바로 사용하고 있지 않으며, 올바른 국어 사용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고 평가하고 있었다. 특히 청소년들의 비속어 사용 비율은 96%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돼, 언어파괴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 사실 청소년 중에 욕의 의미를 정확히 아는 학생은 거의 없다. 의미를 잘못 알고 있는 학생들이 대다수다.2

 

지금 사회는 아무리 욕을 쓰는 사람이 많다지만 격식이 있는 사람을 원한다. 하지만 욕을 쓰는 사람은 아무래도 격식이 떨어지게 된다. 아무리 조심하려고 해도 자기도 몰래 툭, 욕이 튀어나오게 되기 마련이다. 자기가 사용한 말이 욕인지도, 비속어인지도 모르기 때문에 결국 그 사람의 이미지는 더 격이 떨어지게 된다. 필자가 열다섯이 되기까지 보아 온 사회는 그렇다.

 

舌芒於劍[설망어검] 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말은 칼보다 강하다’라는 뜻이 있다. 이런 사자성어처럼 말은 무력보다도 강하다. 서희가 소손녕과의 외교 담판을 말로 해결하였듯이 말이다. 우리의 말도 칼보다 강하다. 누군가를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 내가 한 말에 내가 걸려 넘어질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 한 욕설이나 장난스럽게 한 비난의 말이 그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그런 말을 우리는 조심 해야 한다.

 

우리도 내가 한 말 때문에 누군가가 힘들어했고, 우리 또한 누군가가 한 말 때문에 매우 힘든 적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내가 한 말 때문에 누군가가 희망을 찾았고, 누군가가 해준 말 때문에 나도 힘을 얻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말의 힘은 강하다. 그만큼 무서운 존재이다. 누군가를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며 인생의 방향을 바꾸어 버리는 것이 눈에 보이지도 않고 무게도 없는 ‘말’이다.


욕뿐만이 아니다. 내가 무심코 내뱉은 그 한마디가 누군가에게 깊이 남는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때를 생각해 보자. 얼마나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팠는가. 마음을 수 찢고, 마음을 만질 수 있는 건, 칼도 아니고 의료 기술도 아니다. 바로 우리의 ‘말’이다. 그러니 우리가 얼마나 말을 조심해야겠는가. 비속어, 욕은 당연히 조심해야 하는 것이고 말이다.

 

다시 같은 질문으로 마무리하겠다. ‘당신의 언어 습관은 안녕하십니까?’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링크

1. 인용: 노컷 뉴스 https://www.nocutnews.co.kr/news/1144635

2. 인용: http://danmee.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6/03/200906030100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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