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석의 심리 칼럼] 믿음의 힘

노시보 효과에 대해 아시나요?  노시보 효과란  약을 올바로 처방했음에도 환자가 의심을 하면 약효가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흔히 알고 있는 플라시보 효과와 반대되는 효과입니다. 다만 같은 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사고[思考]에서 비롯된다는 점입니다.  거짓된 약이나 치료법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 플라시보 효과와 올바른  약이나 치료법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한 노시보 효과 이것이 약이나 치료법에 국한된 내용일까요? 단순히 환자에게만 적용되는 얘기일까요?

 

 

사람들은 많은 생각과 많은 걱정과 많이 고민합니다.  그리고 걱정이 실현되었을 때 대체로 이렇게 말합니다. "이럴 줄 알았어"나 "어쩐지 잘 풀리는 거 같더라" 와 같은 말들을 말입니다.  저는 이것을 필연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생각이 꼬리를 물어 생각을 불러오고 걱정이 꼬리를 물어 걱정을 불러와 생각하는 데로 걱정하는 데로 움직여 결과적으로 걱정한 데로 되는 필연 말입니다.

 

누구나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걱정하고 근심할 것입니다. 직위나 나이 성별을 막론하고 아무리 긍정적인 사람이라도, 아무리 부자여도 지금 당장 로또 1등 한 사람일지라도 어쩌면 피터 팬이나 어린 왕자라도 말입니다.  사람들은 왜 걱정을 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할까요? 바보라서? 원래 그런 사람이라? 어쩌면 걱정과 부정적인 생각은 사람의 생존 본능일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대개 오늘 저녁을 먹는 것을 알지만 한 달 후에 내가 뭐 하고 있을지 1년 뒤 내게 무슨 일이 있을지는 모르기 때문에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하루하루를 낭비하지 않으려고 하며 미래를 대비하는 것은 어쩌면 본능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걱정이나 근심을 안 할 수가 있을까요? "사람은 본능보다 이성이 먼저인 동물이니 어쩌면 본능일 수 있는 걱정 근심을 안 할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질문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은 걱정이나 근심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걱정 없는, 근심 없는 삶을 바라기도 합니다. 걱정 근심이 없다면 어쩌면 한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한글 또한 세종대왕님의 백성을 걱정해서 만들어진 것이니까요.  또는 저희가 아는 상처가 나면 붙이는 밴드가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밴드를 처음 발명한 사람은 자신이 일할 때 집에 혼자 있는 부인이 다쳤을 때 혼자서 상처에 거즈를 대고 붕대를 감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근심에서 저희가 하는 밴드를 만들었으니까요. 긍정적인 생각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있다면 걱정하는 마음에서 만들어지는 것도 있습니다. 다만 어떤 식으로 걱정하고 그 걱정을 어떻게 대처하냐에 따라 만들어지는 것이 달라질 것입니다. 

 

여러분께 하나 여쭤볼 것이 있습니다. 걱정한 대로 된 일이 많습니까? 아니면 걱정한 일이 안 일어난 적이 많습니까? 제가 아마 예상한 건데 걱정한 일이 안 일어난 적이 많을 것입니다.  걱정한 대로 된 일이 많다면 그 일은 학교 과제와 같은 인생에서 소소한 일입니까 아니면 당신의 인생을 바꾼 일입니까? 인생을 바꿀 정도 큰일이 뭐가 있을까요?  갑자기 일어난 화제? 자연재해? 전쟁? 아마 인생을 바꿀 정도 큰일은 여러분이 걱정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걱정하고 고민하지 않아 여러분의 인생이 바뀐 것일 테니까요? 반면 걱정한 일은 대체로 다른 일보다 작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같은 일이라도 걱정하던 일이 일어난 것과 걱정하지 않았던 일이 일어나는 것 중에 어느 것이 입는 피해가 클까요? 걱정한 일보다 걱정하지 않은 일이 피해가 클 것입니다. 

 

그 이유는 걱정한 일이 일어난다면 대체로 예상하고 그 이후의 일 또한 생각해놓기 때문입니다. 무의식적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했을 때 다들 그러면 어떡해 해야겠다는 상상을 다들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집에 강도가 들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하면 첫 번째로 문단속을 철저히 할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강도가 들면 싸울지 도망갈지를 생각하고, 세 번째로 싸운다면 무기를 도망친다면 전화기를 곁에 두고 대피 루트를 생각할 것입니다. 그리고 강도는 들지 않죠. 문단속을 철저히 단속해서 아니면 동네 치안이 좋아서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만약에 강도가 들더라도 미리 생각하고 대처방안을 생각했기 때문에 대처할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입니다.

 

과한 걱정은 독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생각도 과하면 독이 됩니다. 저는 걱정과 근심을 대처할 때 단순하게 걱정만 또는 근심만 할 것이 아니라, 현실만 탓할 게 아니라 걱정에 대한 방안을, 단점을 생각한다면 그것을 보완할 장점을 아니면 방법을 찾는 것이 걱정의 올바른 사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부정적인 미래를 믿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선 자신의 장점을 믿는다면 앞으로 일을 끝낼 때 "괜히 걱정했네"라고 할 것입니다.

 

걱정은 부정적이지도 긍정적이지도 않습니다. 비유하자면 약이자 설탕입니다. 여러분이 이 걱정을 어떻게 생각하냐에 따라 그 상황을 타파할 약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을 악화할 독이 될 수도 있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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