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채의 생명 공학 칼럼] 모든 질병을 태어나기 전에 다 고친다?

유전자 편집 기술의 상용화, 과연 옳은 것일까?

 

 

2015년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가 양대 과학 저널인 네이처와 사이언스가 나란히 ‘올해의 10대 획기적 과학 성과'’로 꼽혔다. 또한 최근 미국의 기업에서 FDA로부터 크리스퍼 유전자가위가 체내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참고: https://www.hankyung.com/it/article/2019073144141) 이처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유전자 편집 기술은 나날이 발전해가고 있으며, 전도유망한 기술이다. 하지만 이와 함께 거론되는 문제점도 있기에 이 주제에 대한 나의 고찰을 써 내려 가보겠다.

 

먼저 유전자 편집 기술이란 생체의 특정 부위에 인공효소를 집어넣으면 세포 속 유전자의 특정 염기서열을 인식하여 원하는 대로 자르고 편집하는 기술을 말한다. 즉, 손상된 DNA를 잘라내고 정상 DNA로 갈아 끼우는 짜깁기 기술을 말한다. 1, 2, 3세대의 유전자가위가 존재하며 최근 3세대 유전자가위인 크리스퍼가 개발되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RNA 서열을 기반으로 유전자의 특정 위치를 인식하여 절단하는 Cas 단백질을 이용한 방법이다. 크리스퍼의 가장 큰 장점은 RNA를 활용하기 때문에 제작도 훨씬 간편하고 비용도 적게 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점은 교정하고자 하는 염기쌍이 아닌 그 주변의 다른 염기쌍을 잘라내 유전자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참고: https://www.scienceall.com/크리스퍼-유전자-가위/?term_slug=유전자-가위) 이 단점과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장점은 극대화하여 실제 사용 성공 사례를 늘려, 상용화하는 것이 앞으로의 생명공학 분야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그럼 이러한 유전자 편집 기술이 사용된 실제 사례를 몇 가지 살펴보자. 첫째, 미국에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처음으로 파충류에게 적용해 온몸이 흰 집게손가락 크기의 알비노 도마뱀을 만들어냈다. 연구팀은 백색증 인간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시력 결함 문제의 해법을 찾는 실험동물 모델을 찾기 위해 알비노 도마뱀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둘째, 중국에서 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침투하지 못하도록 유전자를 편집하여 에이즈에 면역력을 가진 쌍둥이가 태어났다. 셋째, 크리스퍼 기술을 이용하여 돼지의 유전자를 교정함으로써 돼지생식기호흡증후군 저항성 돼지를 생산하는 데 성공하였다. 넷째, 미국 연구팀이 개를 대상으로 근육 기능과 근력 손실을 일으키는 근위축증 유전자 가위 기술로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이 외에도 유전자 편집 기술의 성공 사례 및 관련 논문은 정말 많다. (참고: https://www.scienceall.com/tag/유전자-가위/)

 

 

그럼 이러한 유전자 편집 기술의 상용화에 대해 논해보자. 먼저 나의 입장을 밝히자면, 나는 이러한 유전자 편집 기술이 더욱 발전하여 상용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유전자 편집 기술의 상용화에 대해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남아있다. 먼저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안전성 문제이다. 교정하고자 하는 염기쌍이 아닌 그 주변의 다른 염기쌍을 잘라내 유전자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또한 유전자 편집 과정 중에 돌연변이가 발생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윤리적 문제. 배아의 초기 단계에서 유전자를 검사하고 그 부분을 편집하며, 나아가 우성 형질의 맞춤형 아기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이것은 윤리적 문제를 넘어 사회적 불평등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그럼에도 내가 유전자 편집 기술이 상용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 첫째, 유전자 편집 기술로 다양한 질병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암이나 에이즈 또는 유전 질환과 같은 불치병이나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된다면 인류 전체의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다. 기술의 발달이 인간의 고통을 줄여주고 인간의 행복을 위해 쓰이는 것은 당연하다. 행복한 삶을 추구한다는 인간에게 있어 유전자 편집 기술 상용화로 인한 이점은 정말 클 것이다. 둘째, 충분한 연구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유전자 편집을 활용한 사례의 논문을 찾아보면 정말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구를 제한하는 것이 아닌, 정부의 지원 등으로 연구를 활성화한다면 이 분야의 발달 속도는 급격히 빨라질 것이고 그에 따른 성공 사례도 늘어날 것이다. 셋째, 유전자 편집 기술과 관련한 윤리적 문제는 사회 제도적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다. 관련 법제 마련, 기업 간의 감시 시스템 등을 통해 우려하는 윤리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리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기술을 포기하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우리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과학, 공학 분야에도 큰 손실을 가져다줄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나는 유전자 편집 기술의 상용화에 대해 찬성한다. 물론 현재 당장 상용화되기는 어려운 상태이다. 그리고 ‘유전자 편집 기술’이라고 했을 때 많은 사람이 윤리적 문제와 함께 거론하며 부정적인 입장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기술을 활발히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과 더불어, 유전자 편집 기술의 이점 홍보를 통해 대중화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가?

 

동호지필(董狐之筆) : 사실을 숨기지 아니하고 그대로 씀

정직하고 청렴하게, 세상을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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