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현의 드라마 칼럼7] 드라마국 환상 케미, 또 터졌다

신원호 피디와 이우정 작가의 '슬기로운 의사 생활'

지난 5월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 생활'이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끝난 지 한 달 반이 다 되어가지만, 출연했던 배우들과 드라마를 연출한 신원호 PD가 예능에 출연하는 등 여전히 '슬기로운 의사 생활'의 여운은 남아있다. 그래서 오늘은 케이블 방송사 드라마 시청률의 새로운 역사를 쓴 '슬기로운 의사 생활'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슬기로운 의사 생활'은 신원호 피디와 이우정 작가가 드라마로서는 5번째로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드라마는 대사뿐만 아니라 연출에 있어서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편안하고 안정감 있게 만들었다. '슬기로운 의사 생활'은 20년 지기 의대 동기 5인방이 뿔뿔이 흩어져 있다가 한 병원으로 모여,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치유해 주고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아파하며 때로는 위로 받는 의사의 모습을 담은 드라마이다. 시청자들은 따뜻하고 공감 가는 현실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의대 동기 5인방의 환상적인 호흡에도 주목했다.

 

의대 동기 5인방은 간담췌외과 이익준(조정석 배우) 교수, 소아외과 안정원(유연석 배우) 교수, 흉부외과 김준완(정경호 배우) 교수, 산부인과 양석형(김대명 배우) 교수 그리고 신경외과 채송화(전미도 배우) 교수이다. 이들은 실제로 20년을 알고 지낸 동기들처럼 극에 완벽히 몰입하여 드라마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갔다. 특히 5명이 모여 밴드를 만들어 합주하는 장면에서는 그들이 드라마를 위해 얼마나 많은 호흡을 열심히 맞췄는지 느껴질 정도로 자연스럽고 현실적인 친구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드라마의 또 다른 인기 요소는 바로 향수를 자극하는 드라마 OST라고 생각한다. '슬기로운 의사 생활'의 OST 대부분은 예전에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들을 리메이크한 OST들이었다. 그중에서도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직접 리메이크하여 가창한 '아로하',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은 아직도 인기차트에 속해 있어 그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하게 한다. '슬기로운 의사 생활'을 통해 요즘 경향이 일명, 레트로(과거의 기억을 그리워하면서 그 시절로 돌아가려는 흐름)인 만큼 드라마와 음악 또한 복고풍을 선호하고 과거 아날로그 시대만의 따뜻함과 순수함을 그리워하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한편 신원호 피디와 이우정 작가는 응답하라 시리즈, 슬기로운 생활 시리즈를 연속으로 성공하며 케이블 방송사 드라마계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응답하라의 첫 번째 시리즈인 '응답하라 1997'이 방송되기 전까지 시청자들과 언론은 교양 피디를 거쳐 예능 피디를 하던 신원호 피디와 예능 작가인 이우정 작가가 뭉쳐 드라마를 제작한다는 사실에 의구심을 품었다. 하지만 '응답하라 1997'이 방영이 되고 그 의구심은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신원호 피디와 이우정 작가는 '응답하라 1997'의 기세를 이어 '응답하라 1994'와 '응답하라 1988'을 연이어 성공하며 저력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번 '슬기로운 의사 생활'을 통해 평범하지만 따뜻한 드라마는 반드시 성공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평범하지만 그 속의 특별함을 찾아 대사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이우정 작가와 섬세하고 꼼꼼한 생활 연출의 전문가인 신원호 피디가 만나 '슬기로운 의사 생활 시즌 2'를 다시 볼 수 있기를 고대하는 시청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신원호 피디와 이우정 작가는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시청자들의 의견에 더 귀 기울이고 평범하지만 따뜻한 드라마를 만들 것이라는 초심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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