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재의 EPL night] 자멸한 노리치 시티, 압도한 아스날

EPL 32R에서 아스날이 노리치를 상대로 경기를 완전히 지배한 채 4대0 대승을 거두었다. 노리치 시티는 중앙을 틀어막고 지역 방어를 선보이며 어떻게든 아스날이 중앙으로 전개하지 못하도록 하려 했으나, 아스날은 세바요스를 필두로 양 측면에 넓게 퍼져있는 베예린과 티어니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공격을 주도했고 패스 길목을 차단하려는 지능적인 전방 압박으로 득점까지 만들어내며 경기를 지배했다. 오늘의 'EPL night'에서는 노리치 시티가 자멸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아스날이 경기를 지배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이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노리치의 불안정한 빌드업을 이용한 아스날

 

우선, 오늘 경기에서 노리치 시티가 Defensive third에서 전개하는 1차 빌드업 과정을 알게 된다면 이해가 쉽다. 양 센터백이 넓게 퍼져 2-3 형태의 1차 빌드업을 짧은 패스로 전개한다는 것이다. 수비형 미드필더이지만 센터백 듀오로 나선 테테이와 고드프리, 트리불과 드리블 능력이 뛰어나 직접 전방으로 볼을 몰고 갈 수 있는 루이스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선수가 하프 라인 근처에서 머문다는 점이다. 즉, 1차 빌드업에 가담하는 선수는 별로 없고 롱볼로 전개하지 않기 때문에 강한 전방 압박을 시도했을 때 뺏기기 쉽다는 뜻이다.  

 

그를 이용하기 위해 아르테타는 전방에 있는 공격진의 적극적인 전방 압박을 주문했고 아스널은 2선까지 압박에 가담하면서 수비진을 몰아넣었다. 아래 자료는 2번째 득점 직전에서의 상황을 표현한 것이다.

 

방금 언급했듯이 노리치는 전방에 많은 선수를 배치했기 때문에 롱볼을 유도하기 위해 무리한 압박을 시도할 이유가 없었던 아스날이기 때문에 재빠르게 따라가 압박하여 롱볼을 유도하기보단, 최대한 패스 길목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을 가져갔다. 그 결과, 노리치 시티는 고전하며 백패스를 반복했고 오바메양이 재빠르게 크룰을 압박하여 볼을 탈취한 뒤, 득점으로 연결했다. 

 

 

양 측면을 넓게 활용한 아스날에 턱없이 무너진 노리치

 

서론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노리치 시티는 아스날이 중앙으로 전개하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해서 양쪽 윙어가 중앙으로 좁혀들어가는 움직임을 가져갔고 5-4-1 수비 대형을 갖춘 뒤 2선과 3선의 수비 간격을 좁혀 수비하는 지역 방어를 택한다. 그리고, 양 측면으로 볼이 전개되었을 때 여러 명의 선수가 좁은 공간에서 온더볼 상태의 선수를 압박함으로써 볼을 뺏어내는 것이 노리치의 수비 방식이다.

 

그렇다면, 2선과 3선의 간격을 좁힌 지역 방어 형태의 수비 대형을 깨기 위해선 일반적으로는 2선에서 뒷공간을 노리는 전진 패스를 찔러줄 수 있는 선수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세바요스의 역할이 노리치를 격파하기 위한 키나 다름없다.

 

앞서 말했듯, 노리치는 중앙으로 좁히는 수비를 했기 때문에 중앙보다는 상대적으로 측면에 공간이 많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오바메양과 넬슨이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가는 움직임을 가져감으로써 양 측면에 공간이 발생했고 *세바요스는 비어있는 양 측면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을 가져가는 티어니와 베예린을 적극 활용하며 공격 기회를 창출해냈다.

 

*세바요스는 Final third에서 28회의 패스를 기록하며 노리치의 뒷공간을 노리는 패스를 게속해서 보여주었고, 심지어는 이날 경기에서 68개의 패스를 시도해 92%라는 놀라운 패스 정확도를 보였다.
 

 

그러한 움직임에 대해 간단한 예시를 들어보자면, 두 번째 득점 장면을 통해 이러한 움직임이 노리치 시티의 수비에 균열을 내기에는 충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측면으로 빠지는 움직임을 가져가며 티어니의 패스를 받은 오바메양은 상대 풀백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고, 이는 센터백과 풀백 사이, 즉 하프 스페이스에 빈 공간을 만들어냈다. 이 빈 공간으로 자카가 침투하며 완벽한 1대1 찬스를 만들어냈고 손쉽게 득점했다.

 

보통,  2선 중앙/측면 미드필더나 공격수가 측면 수비에 가담함으로써 센터백과 풀백의 거리를 좁혀 하프 스페이스를 손쉽게 방어해낼 수 있으나, 노리치의 2선 미드필더진은 중앙으로 가는 패스를 막아야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측면을 내줄 수밖에 없었던 노릇이었고, 이를 이용한 아스널은 노리치의 붕괴를 이끌어내기에는 충분했다.

 

노리치 시티는 어떻게든 수비에 성공해 간신히 얻어낸 역습 기회에서 최대한 빠른 템포의 역습으로 위협적인 공격을 보여주고 Mid third에서 전개할 땐 측면으로 전개함으로써 어떻게든 아스날의 수비 라인을 내리고 티어니와 베예린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을 방해하려 했으나, 몇 번의 날카로운 공격을 제외하고 측면에서 공격 전개가 전혀 풀리질 않았고 결국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을 노려볼 수밖에 없었다.
 

주관적 경기 총평

 

노리치 시티는 전방 압박을 가했을 때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공격 전개가 전혀 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간신히 전방으로 볼을 전개했을 때 측면에서 공격이 하나도 풀리질 않았다. 노리치 시티는 수비 대형에서 이미 자신들이 왜 최하위에 머물러있는지 입증했고 그나마 고무적인 점은, 루이스의 드리블 돌파로 기회를 창출해낼 수는 있다는 것이고 중거리 슈팅 능력이 뛰어난 선수를 보유했다는 것에서 그칠 뿐이다. 

 

아스널은 세바요스가 FInal third에서 적절한 타이밍에 정확하게 뿌려주는 패스는 노리치의 수비 라인에 균열을 일으키기엔 충분했고 이는 경기를 완전히 지배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비드 루이스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기보단 수비 라인을 유지하며 안정감 있는 수비를 보였다는 점에서 칭찬하고 싶다. 다만, 짝으로 나온 무스타피는 수비를 제외하고 불안정한 패스와 판단은 여전히 문제였기에 아스널의 센터백 보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는 경기였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