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고 : 김동이 통신원] 대회 밀도는 과포화를 향하여

여름철 성수기는 지옥이다.

 

 

 

성일고등학교에서는 지난 6월 15일에 1학기 1차 지필 평가를 끝냈다. 인터넷 수업과 등교 수업을 번갈아 진행하며 몸이 정신을 못 차리는 가운데, 학생들은 어떻게든 시험을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학교생활은 시험이 다가 아니다. 항상 시험의 끝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는데, 올해는 하필이면 성수기였다.

 

1차 지필 평가가 끝난 지 2주가 안 된 시점, 성일고등학교에서 하루에 한 번꼴로 대회와 프로젝트 수업이 생겨나고 있다. 7월 1일 건축 설계 대회 신청 이후 7월 9일과 10일 사이에 작품 출품 및 발표, 7월 3일, 발명아이디어대회 & 탐구토론대회, 7월 9일 영어 어학 능력 경진대회, 7월 10일 1차 진로미식회 - "문화재단, 알고 계시나요?" 등 대부분의 활동이 인접한 날짜에 예정되어 있다. 이 활동들은 학생 개인의 생활기록부를 가꾸기 위해서 필수적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활동에 가급적 참여하는 편이 좋다.

 

하지만 여러 대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생겨나면서 학생들은 대회에 대한 공지를 학급 채팅방을 통해 일차적으로 확인하고, 이차적으로 학교의 소식을 전달해주는 앱인 '리로스쿨'을 주기적으로 접속하여 대회에 참가하도록 지시받았다. 한 학기 한 개의 수상 경력만 올릴 수 있도록 바뀐 현재 2학년 학생들에게는 어떤 대회를 나가든 반드시 '한 학기에 한 번' 수상을 해야만 한다. 1학기 때 수상을 두 번 했더라도  두 개의 상을 나누어서 기재하지 않은 상을 2학기 때 쓸 수 없기 때문이다. 대회는 많이 열리는데, 문제는 학생들이 한 대회에 참가하는데 들여야 하는 시간을 훨씬 초과하여 생겨난다는 것이다. 수상을 위해서는 양질의 성과물이 필요한 법이다. 따라서 많은 대회가 개최되어 상을 탈 기회 또한 많이 생겨났다고 좋아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회는 또 다른 문제점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수학주제탐구보고서 대회'는 일부 학생들에게 난점이었다. 대회에 관한 설명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주제에 대한 예시는 있지만 보고서 작성에 대한 양식이나 예시가 없어서 대회에 참가하고 싶어도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모르는 학생들이 있었다. 대회에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이해가 부족하여 참여할 수 없는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대회 접근성을 높이려면 대회를 개최할 때 대회의 내용을 더 쉽고,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자료를 첨부할 것이 요구된다.

 

단기간에 집중되어 나타난 대회는 수행평가를 연상케 한다. 지필 평가가 끝난 즈음에는 항상 수행평가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2020년이라고 다를 바는 없다. 대회와 프로젝트, 거기에 좋은 성취를 거두어야 할 수행평가가 겹치면서 학생들은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게다가 성일고등학교는 1학기 2차 지필 평가를 예정보다 거의 1주일을 앞당겨 7월 23일로 시행 일자를 변경했다. 한 달 정도 여유를 두고 준비해야 하는 시험을 바라보는 학생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교 측에서는 시험 기간이 다가오기 전에 대회를 다수 진행하여 부담을 줄이고자 하였다는 취지를 밝혔지만, 실제로는 학생들이 심리적인 부담을 더욱 느끼는 상황을 초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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