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리의 시사 칼럼] 공적마스크, 가격을 비난하면 안되는 이유

어느 정도 마스크의 공급이 안정되고, 국민들의 수요도 이전만큼 치솟고 있지 않고 있는 현재 상황에 따라, 마스크 5부제가 폐지됐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더워진 날씨 탓에 KF94나 KF80 마스크보다는 보다 얇고 시원한 덴탈 마스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도 KF 마스크에 대한 수요 감소의 원인인 것 같다. 어찌 되었든, 이제는 이전보다는 마스크 구매에 대한 불안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은 명확하고, 이는 충분히 기뻐해야 하는 사항이다. 

 

하지만 문제는 시민들은 또 다른 불만 거리를 찾아내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마스크의 공급이 완화되었는데 왜 공적 마스크의 가격은 인하되지 않느냐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공적 마스크의 가격은 마스크 1매당 1,500원으로, 코로나 사태 이전의 마스크 가격과 비교해본다면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는 가격이긴 하다. 또한 4인 가족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1주일 마스크 구매 비용도 상당히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와 같은 공적 마스크의 가격을 비난할 수 없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재 조달청과 식품의약안전처가 마스크 생산 업체와 체결한 계약 내용에 대해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해당 계약에 따르면 마스크 생산 업체는 공적 마스크를 장당 900~1,000원에 판매한다. 하지만 당연히 마스크를 900~1,000원의 가격으로 판매할 수 없다. 중간 유통업체가 200원, 약국에서 부가가치세 150원과 카드 수수료 30원을 포함해 300~400원을 가져가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와 마스크 생산업체 사이의 계약은 6월 30일까지이므로 그때까지는 공적 마스크의 가격이 인하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마스크 5부제가 폐지되면서 공적 마스크보다도 더 싼 가격으로 마스크를 판매하는 업체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덴탈 마스크의 가격이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덴탈 마스크의 경우는 앞서 설명한 대로 계절의 변화에 따라 최근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가격 상승의 속도도 빠른 편이다. 그와는 반대로 오히려 KF 마스크의 가격은 내려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시장의 원리를 체감해 볼 수 있기도 하다. 

 

물론 코로나 사태 이전의 마스크 가격을 고려해보면 지금의 마스크 가격은 비싸다. 하지만 이와 같은 가격상승에는 다양한 시장 원리와 이유가 바탕이 되었다는 점을 우리는 고려해 보아야 한다. 마스크에 대한 수요가 올랐으니 가격이 오르고, 심지어 초기에는 공급이 수요를 다 따라가지도 못했었다. 그러니 가격 상승의 폭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또한 노동자를 새롭게 추가적으로 고용하고, 전 세계적인 마스크 원자재 및 부자재 부족으로 인한 마스크 자체의 생산비 증가 등을 합리적으로 고려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전례 없는 팬데믹의 상황이 빨리 종료되길 바라는 마음은 모두가 같다. 또한 이는 전례 없는 일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서로 더욱 관용적인 자세로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어떤 일에 대해 단순히 비판하기보다, 해당 일에 대한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주체적으로 수용하고자 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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