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수의 생명과학 칼럼] MRI의 역사와 그 원리에 대하여

뇌질환의 진단에 필수적인 MRI는 핵자기공명 현상이 기본 원리이다

MRI는 ‘Magnetic Resonance Image’의 약자로, ‘자기공명영상’이라고 한다. 현재, 의학 분야의 진단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뇌 질환의 진단에 있어서 아주 필수적인 검사이다. 자기공명영상의 ‘자기 (magnetic)’나 ‘공명 (resonance)’이라는 용어는 물리학 중 역학 관련 분야에서 다뤄지는 주제인데, 실제 MRI의 개발은 화학자가 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매우 놀랐던 경험이 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물리와 화학이 깊게 관여하고 있는 MRI가 탄생한 배경과 그 원리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MRI는 ‘핵자기공명(NMR, Nuclear Magnetic Resonance)’ 현상을 영상화한 기술이다. 원자에 자기장을 가하면 원자의 핵이 자기장 속에서 공명 현상을 일으켜서 각기 다른 신호를 내는 것이 발견된 후, 이 ‘핵자기공명’ 현상은 ‘물질의 화학적 구조를 알아내는데’ 이용되었었다. 방출되는 신호가 점으로만 표시되어 활용도가 낮았는데, 화학자인 ‘폴 라우터버’ 교수(1929-2007)가 이 한계를 극복하여 몸에서 나오는 수소 원자의 핵자기공명 방출 신호를 2차원적 단면으로 표현할 방법을 고안하여 1973년 MRI를 개발하였고, 2003년에 이 공로로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하였다. (참고: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71541&cid=43667&categoryId=43667)

 

 

MRI는 우리 몸의 70%나 차지하는 물 분자(H2O)를 이루는 ‘수소 원자’가 자기장 내에서 자기장과 상호작용하며 특정 주파수의 전자파를 흡수·방출하는 패턴을 측정함으로써 영상을 만든다(참고: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663075&cid=62802&categoryId=62802).  수소 원자의 원자핵인 ‘양성자’는 자유로운 방향으로 스핀을 가지고 있는데, 강력한 자기장 속에 들어가게 되면 수소 원자핵의 스핀 방향이 자기장 방향에 가지런하게 변한다. 이런 상태에서 수직 방향으로 고주파의 전자기 펄스가 주어지면 수소 원자핵은 고주파의 에너지를 흡수하고 자기장 반대 방향으로 스핀이 변경된다. 그런 다음에 펄스가 끊어지면 역방향 스핀의 수소 원자핵은 원상태로 되돌아가면서, 약한 ‘전자파’를 방출한다 (그림2). (참고: https://www.kbsi.re.kr/pro0302/promotion2/article_list/id/11)

 

방출된 전자파를 검출하여 전자파가 방출된 수소원자핵의 위치를 추적해 영상화 한다. 역방향 스핀을 가진 수소 원자핵이 원상태로 되돌아가는 시간을 완화 시간이라 하며, 주변의 수소 원자핵의 스핀과의 상호작용과 주변 조직의 격자 구조와의 상호작용 등 주변 조직에 따라 완화 시간이 다르게 나타나며, 이러한 완화시간을 평면 영상으로 만든 것이 MRI이다. 예를 들어 암의 경우 완화시간이 정상 세포보다 길어 완화시간을 밝기로 나타내면 암 병변이 주변부보다 밝게 나타나며 이런 차이를 이용하여 진단한다. 인체는 조직에 따라(근육과 뼈, 종양과 정상 조직) 물의 분포가 약간씩 달라 각각의 수소들이 만들어내는 자기장도 다르며, 이 미세한 자기장의 차이를 검출하여 몸의 수소 환경을 MRI로 파악하는 것이다. (참고: https://ko.wikipedia.org/wiki/자기공명영상) MRI는 1980년대 처음으로 도입됐으며 기존의 x-선을 이용한 영상들에서 제대로 안 나타나는 뼈 속과 뼈 주위 조직을 잘 볼 수 있어서, 뇌나 척수 같은 신경계의 질병을 진단하는 데 주로 이용된다.(참고: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2117497&cid=44414&categoryId=44414)

 

현재의 MRI는 수소 원자의 분포만 파악이 가능하지만, 인체에는 나트륨, 인, 탄소 등 다른 원자들도 분포하며 이 원자들의 핵자기공명 현상도 있으니, 만일 수소 외에 다른 원자들을 계측하는 MRI 기술이 개발된다면 세포 내 미량원소의 변화까지도 측정이 가능하여 몸의 기능적, 병적 변화 전에 미리 문제를 발견할 수 있는 의학기술의 비약적 발전도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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