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은의 시(詩)사 칼럼] "멀리서 전하세요, 잘 지내고 있다고"

문득문득

잘 지내고 있어요?
묻고 싶다가
잘 지내고 있어요
전하고 싶다.

 

- 목필균, 잘 지내고 있어요 中


우리나라에서 코로나 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벌써 100일이 지났다. (20.04.28 기준) 31번 환자 직후 폭발적으로 상승하던 확진자 수보다, 지난 한 주간 일별 확진자는 10명 안팎으로 안정된 수치를 이어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28일자 정례 브리핑 인용 https://www.cdc.go.kr/board.es?mid=a20501000000&bid=0015&act=view&list_no=367020) 이 모든 것이 한국 정부의 뛰어난 대처와 방역 덕분이다’라고 외신들은 말하지만 앞서 말한 요소들을 포함하여 최전방에서 고생하시는 의료진분들과 우리 국민의 자기희생이 없이는 불가능했던 100일이라 생각된다.

 

코로나 19의 확산을 막는데 크게 이바자한 것 중 하나는 바로 ‘사회적(물리적) 거리 두기’이다. 코로나 19의 경우 비말을 통한 감염으로 굉장히 전파가 빠르다. 감염을 예방할 방법 중 가장 확실한 것은 서로 간의 거리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 국민 모두의 참여를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이하 캠페인)’을 시작했다. 캠페인이 시작된 이후 사람들의 생활은 모두 각자의 커다란 변화를 맞이했다. 밖에 나갈 때는 마스크를 필수로 착용하고, 서로의 거리를 2m 이상 유지하며 직장인은 재택근무를, 학생은 온라인 수업을 하게 되었다. 물론 불편하고 답답한 부분이 있겠지만 대부분 국민이 함께 참여하고 캠페인의 행동 지침을 지켜주어 좋은 성과를 얻어냈고, 앞으로도 그 성과를 이어갈 것이라 보인다.

 

 

하지만 앞서 말한 캠페인을 잘 지키지 않는 소수들도 분명 존재한다. 집 안에만 있으니 답답해서, 시간이 많아진 김에 오래된 친구를 만나고 싶어서 등의 이유로 캠페인 지침 중 제일 첫 번째인 ‘불필요한 외출, 모임, 외식, 행사, 여행 등은 연기하거나 취소하기’를 어기는 사람들을 SNS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심지어는 ‘코로나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평소와 다른 일상에 갑작스러운 외출이 고플 순 있다. 그러나 그런 작은 행동 하나가 커다란 파장을 몰고 올 수도 있다. 코로나 19 확진자 추이가 낮아졌다곤 해도 우리나라의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은 아직 심각 단계이다. 자신도 모르게 코로나 19 확진자와 접촉할 수도 있고, 자신이 코로나 19 확진자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평소에 소중히 여기던 사람이라면 이런 힘든 상황일수록 더 보고 싶고, 만나고 싶겠지만, 안부를 확인하러 직접 만나자는 것은 또 다른 사람의 소중한 이를 힘들게 하는 일일 수 있다. 안부를 묻고 전하는 일은 당분간 메시지나 SNS로 대신해야 한다. 그래야 서로를 지키고, 나아가 우리 사회를 지킬 수 있다. 

 

요즘 상황에 잘 지내고 있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고 걱정된다면 먼저 잘 지낸다고 자신의 안부를 말해보자. 가까이서 목소리로 보내는 말이 아니어도 마음은 충분히 전달될 것이다. 연락은 멀리서 보낼수록 더 애틋하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홀로 있어 답답한 마음을 꾹꾹 눌러 적어 보내는 그 시간이 모여 더욱 아름답고 커다란 꽃씨를 만들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코로나 19로 모두 마음이 힘들 이 시기를 잘 버텨내야 진정한 계절이 꽃 필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우리가 모두 앞으로도 캠페인에 성심껏 참여하며 먼저 잘 지낸다는 안부를 보내는. 진정한 봄을 가져오는 사람들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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