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은의 IT 칼럼]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서 드러난 로봇 활용의 가능성

 

 

만약, 먼 미래의 시점에서 2020년을 다시 떠올려 본다면, 그 누구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의 존재를 잊지 못할 것이다. 현재, 우리의 세상은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아수라장이 되었다. 지난 과거 동안 있었던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비슷한 사례들로는 메르스(MERS-CoV), 에볼라 바이러스, 사스(SARS) 등이 있다. 이 사례들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큰 충격과 피해를 주었지만, 그래도 그중에서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우리의 뇌리에 가장 강력히 박힐 것이라고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인 인간마저도 이렇게 벌벌 떨게 만든 '바이러스'라는 존재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려고 한다.

 

바이러스는 세균의 10분의 1, 식물(동물)세포의 1,000분의 1의 크기도 안될 만큼 매우 작은 존재이다. 크기가 매우 작은 만큼 바이러스를 구성하는 것은 단백질 껍질과 핵산, 이 두 가지뿐으로 매우 간단하기도 하다. 우리는 바이러스를 보며, 반드시 피해야 하는, 마주해서는 안 되는 위험한 악마와 같은 이미지를 떠올려 그것이 살아있는 '생물체'라고 착각할 수가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바이러스는 무생물과 생물의 중간 단계, 다시 말해, 생물이 퇴화한 것이 바로 바이러스라고 하는 게 정확하다. 이는 생물의 특성과 무생물의 특성을 동시에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다른 생물, 즉 숙주 세포의 내부로 들어가 그 생물의 효소를 이용하여 물질대사, 또는 증식을 하며 자신의 개체와 종족을 유지해 나간다. 바이러스 그 자체로는 핵, 효소 등 생물의 조건으로서 필수적인 요소를 갖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생물도 아닌, 생물로부터 퇴화한 바이러스를 완전히 정복하지 못하는 걸까? 지금까지 우리는 많은 바이러스를 겪어 왔고, 그럴 때마다 그 바이러스들에 대응하는 백신들도 꾸준히 만들어왔다. 하지만, 그 백신들에 내성이 있는 바이러스는 이 지구 어딘가에서는 계속해서 새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에 대한 이유는 바로 바이러스의 증식 속도에서 찾을 수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의 효소를 이용하여 그 숙주 세포 안에서 증식을 한다. 한 세대를 거치는 데 수십 년이 걸리는 인간과는 달리, 바이러스가 한 세대를 거치는 데 필요한 시간은 고작 하루 남짓이다. 그리고 바이러스는 증식 과정에서 생겨난 돌연변이에 의해 진화 과정을 거친다. 빠른 증식 속도를 가진 바이러스에게 이 진화 방식은 자신의 종족을 유지하고 세력을 넓혀나가기에 매우 유리한 조건으로 적용된다. 결과적으로, 감염 위험이 있는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아무리 빠르게 만들어도, 결국 그들의 진화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한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참고: 바이러스 쇼크 - p.97)

 

 

그리하여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맞이하게 된다. 현재 미국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만 무려 백만 명에 가까워졌을 만큼, 전 세계의 확진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많은 국가는 의료 인력 자원의 부족이라는 난관에 부딪히게 되었다. 가능한 많은 간호, 의료 인력을 동원해도 한없이 부족한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하지만 이탈리아 북부 도시인 바레세에 있는 서콜로(Circolo)라는 병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그 병원에서는 간호 기능을 가진 로봇을 여러 대 배치함으로써 의료진을 대신해 환자가 있는 병동을 돌아다니며 관리를 하도록 하였다. 이 로봇은 환자들에 관한 여러 데이터를 체크하며 이를 의료진에게 전달하고, 또 로봇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의료진은 환자의 병동 상태를 보는 등 원격 진료도 가능케 하였다. 이 로봇들은 1m 정도의 어린이 크기를 가졌으며, 스크린에 얼굴을 띄워서 환자들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다. 이 방법을 통해 의료진과 환자 사이에 직접적인 접촉을 줄여 감염의 위험을 대폭 낮출 수 있었다. 

(참고: “나는 코로나 감염 걱정 없습니다”…‘로봇 간호사’ 등장한 이탈리아 -동아닷컴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200402/100478628/1)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하다 확진을 받게 된 의료진들의 수가 매우 높은 현시점에서 이 소식은 매우 반갑게 들릴 수밖에 없다. 위 사례를 통해 우리는 로봇 활용의 안정성과 편리함이라는 장점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싱가포르 같은 국가에서도 이 장점들을 활용하기 위해 순찰 및 관리의 용도로 로봇을 많이 이용하는 추세이다. 아직 '로봇'이라는 개념은 우리에게 다소 생소하고 익숙하지 않게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로봇 청소기'가 2001년에 처음으로 출시되었다는 사실을 통해, 단순 작업을 수행하는 기초 단계에서는 이미 충분히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로봇이 앞으로 우리의 삶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한다. 로봇 활용의 긍정적인 이점들을 확인한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계기로 로봇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로봇과 관련된 기술을 완전히 이해하여 우리가 의도하는 바대로 우리의 생활 곳곳에서 적절히 사용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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