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의 시사/심리 칼럼] 지금 하기 싫은 일, 내일은 하고 싶을까?

할 일을 미루는 사람들의 심리와 극복 방안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가장 복잡하고 고통스러운 갈등은 내면의 갈등일 것이다. 우리는 종종 내면의 여러 목소리가 충돌하는 순간을 경험한다. 그중에서도 거의 매일 경험하는 순간이 있다. 바로 ‘할 일을 미루는 순간’이다. 우리는 사실 그 순간에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일을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런데도 할 일을 미루는 이유는 무엇일까? 할 일을 미룰 때 드는 수많은 생각과 반복되는 자기합리화를 쉽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에 대한 심리학자들의 분석은 필자의 공감을 끌어냈다. 그 중 대표적인 2가지 이유를 소개하겠다.

 

첫 번째는 매우 본질적인 이유이다. 할 일을 미루는 것은 그 일을 하기 싫기 때문이다. 우리가 할 일을 제때 끝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그 일을 하게 만드는 ‘동기’인데, 이와 반대로 작용하는 요소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만약 의욕을 잃게 만드는 요소가 의욕을 북돋아 주는 요소보다 크게 작용한다면, 할 일을 미루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어렵고 힘든 일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 심리학자 피어스 스틸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인간은 실망에 대한 내성이 낮다. 우리는 가장 보람이 큰 활동이 아니라 제일 쉬운 활동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전반적인 자신감 결여든, 이 특정 프로젝트 때문에 탄로 날 자신감 결여든 간에 우리가 일을 뒤로 미루는 이유는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평판이 위험에 내몰리는 것을 미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심리학자들이 자존심 보호 술책(ego-protective maneuver)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출처: <정리하는 뇌> 대니얼 레비틴 저) 

 

이와 더불어, 일을 미루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이 있다. 바로 미래의 자신을 타인처럼 여긴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스스로에 대해 가지는 연속성을 측정해본 결과, 일을 잘 미루는 사람일수록 현재의 자신과 미래의 자신을 다르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은 이 일을 하기 싫지만, 미래에는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때때로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와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필자도 일을 미뤄본 경험이 많기에 이 내용이 와닿았다. 나를 포함해, 일을 미루는 모든 사람에게 묻고 싶다. 지금 하기 싫은 일, 내일은 하고 싶을까? (출처: 왜 우리는 미루기를 반복할까https://ppss.kr/archives/64290" target="_blank"> https://ppss.kr/archives/64290)

 

위에서 언급한 모든 내용을 인지한 상태로, 아래의 행동 방안을 실천해보자.

 

▷ 매일매일 하루 계획을 세워보자. 때로는 해야 할 일을 눈으로 마주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플래너를 쓰는 것이 귀찮다면 핸드폰에 간단히 메모만 해놓아도 좋다.

▷ 하기 싫거나 어렵게 느껴지는 일이 있다면 계획을 세분화해보자. 작은 일이라도 시작하면 의욕이 생긴다.

▷ 과제의 성과에 집착하지 말자. 완벽주의는 일의 시작을 지연시킨다. 잘 해내지 못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어떤 일이든 시작할 용기가 생긴다.

▷ 두 가지 경우의 미래를 상상해보자. 어떤 미래를 원하는가?

- 하기 싫은 일을 미뤘지만, 하루가 지난 후에도 똑같이 그 일이 하기 싫다. 조금이라도 미리 했으면 좋았을 걸, 후회한다. 부정적인 생각은 사람을 소극적으로 만든다. 이제 그 일을 시작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것이다.

- 하기 싫은 일이지만, 조금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어렵다고 느꼈던 일을 조금씩 해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의욕을 북돋아 준다. 하루를 마무리할 때, 오늘 하루 알차게 보냈다는 생각에 스스로 뿌듯하다.

 

우리는 모두 결점이 있다. 그런데 그 결점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이 칼럼을 읽고 자신의 행동을 뒤돌아보았다면, 이미 한 발자국을 내디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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