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정의 시사 칼럼] 패스트 패션의 두 얼굴

계절 따라 철 따라 우리는 다양한 소재의 다양한 옷들을 입는다. 옷을 고르고 사는 기준은 옷감, 소재, 디자인 등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바로 가격과 디자인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바로 그러한 점을 겨냥하여 나온 것이 패스트 패션. 최신 트렌드를 즉각 반영하여 빠르게 제작하고 빠르게 유통하는 의류를 뜻하는 패스트 패션은 저렴한 가격과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을 파악해 많은 사람을 사로잡고 있다.

 

흔히 SPA브랜드라 불리는 패스트 패션 브랜드는 대표적으로 유니클로, 자라, 스파오, H&M과 같은 비교적 우리에게 친숙한 브랜드들이다. 이러한 브랜드들은 계절별로 신상품을 내놓는 일반 브랜드들과는 달리, 유행을 파악하고 최대한 빨리 내놓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1~2주에서 빠르면 3~4일 만에 새로운 옷이 매장에 들어선다. 따라서 앞서 말한 패스트 패션의 특징을 이유로 소비자는 유행하는 옷을 다른 곳보다 빨리, 값싸게 사는 것을 누릴 수 있으며 기업은 소량의 재고로 판매하므로 재고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수도권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이 이러한 장점을 증명해준다. 소비자들이 SPA를 사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저렴한 가격이 84.8%를 차지했으며 다양한 상품 종류가 49.5%로 그 뒤를 이었다. 소비자들에게 패스트 패션의 장점이 얼마나 매력적으로 다가오는지 알 수 있는 결과다.(출처: https://blog.naver.com/smallgiantk/221404232430 )

 

그러나 그런데도 많은 이들이 패스트 패션을 비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다양한 측면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첫 번째 이유가 바로 환경적인 문제다. 빠르게 만들어지는 만큼 빠르게 버려지는  패스트 패션 의류들은 금세 의류 폐기물로 전락하고, 썩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잘못된 소비 습관이다. 요즘은 조금만 인터넷을 찾아보거나 옷 가게를 돌아다녀도 저렴한 가격의 옷을 발견할 수 있다. 또 수시로 변화하는 유행을 좇아 빠르고 싸게 옷을 소비할 수 있는 추세에까지 다다랐다. 이러한 원인이 뒷받침되어 끊임없이 새 옷을 사고 또 싫증이 나면 금방 버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계속해서 유행하는 옷을 사서 입는다는 일명 ‘패스트 패션 족’이 바로 그렇다.

 

노동 착취도 빼놓을 수 없다. 상품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노동력이 싼 나라에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열악한 환경 아래 노동 착취를 하는 구조가 만연해진 것이다. 이러한 노동 착취의 심각성은 지난 2013년 방글라데시에서 발생한 라나플라자 붕괴사고를 통해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부실 공사로 인해 나타나는 건물의 이상 징후에도 불구하고 공장주는 의류 업체와 정한 마감 기한을 지켜야 한다며 이를 모른 체하다 참사가 일어난 것이다. 그 결과 열악한 환경에서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던 노동자 1,129명이 숨지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 사건은 지켜보던 많은 이들은 분노케 했고, 노동자들의 인권을 무시한 글로벌 의류 업체들을 향한 비난이  더욱 거세지게 만들었다.( 출처: https://namu.wiki/w/방글라데시%20라나%20플라자%20붕괴사고 )

 

이렇듯 노동자의 인권을 고려하지 않고 비윤리적인 구조로 나아가는 패스트 패션은 과연 계속돼도 되는 것일까.

이 같은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많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홍콩은 패션 비영리단체와 협력하여 직물 방적 공장을 신설해 재활용 기술로 의류 폐기물을 살리는 일에 힘쓰고 있으며 유럽은 제조업체가 의류에 사용된 화학성분을 수량화하고 엄격히 검사하는 REACH 규정을 만들기도 했다. 제도적으로, 국가적으로 심각성을 느끼고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의 올바른 소비 습관이다. 무조건 유행을 따라가기보다는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옷을 구매하는 데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다. 그것이 적은 소비와 오랫동안 옷을 입는 습관을 들이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또한 옷을 버리기 전에는 재활용 하거나 단체에 기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환경과 인권을 생각하는 바른 소비, 오늘부터 옷을 고를 땐 이러한 점들을 먼저 고려해보는 게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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