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쓰인 규정 하나'가 가져온 우승이라는 결과

'22세 선수 의무 출전' 이라는 규정이 우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지난 26일,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3 축구 대표팀이 태국에서 열린 2020 AFC(아시아 축구 연맹)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였다. 이 대회에서 3위 이상의 성적을 기록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2020 도교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성공했다.

#잘 쓰인 규정 하나, 우승을 만든다

이번 대회에서 대한민국 U23 대표팀이 우승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잘 쓰인 규정 한 줄'이 주요했다고 생각한다. 바로 '22세 이하 선수 의무 출전' 제도이다. '22세 이하 선수 의무 출전' 제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2세 이하 선수 2명 이상이 무조건 경기 명단(선발 또는 교체)에 들어야 하고 그중 최소 1명은 선발 명단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제도는 2013년 처음 시작되어 2020년인 지금까지 계속 강화되어왔다.

 

이 규정이 좋았다고 하는 이유는 어린 선수들이 출전하여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었기 때문이다. 사실 몇 해 전까지만 하더라도 'U23 챔피언십'과 같은 연령별 대회의 선수 명단을 보면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대학생 신분이거나 프로 구단의 2군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K리그1,2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선수들이다. 이미 프로 무대에서 온갖 경험을 다 하고 있는 선수들인데, 이 선수들에게는 이제 아시아 연령별 대표팀 무대는 좁아졌다. 이렇게 우승이라는 결과에는 제도 하나가 큰 역할을 했다.

 

# '22세 이하 선수 의무 출전' 제도 처음부터 좋았나?

사실 '22세 이하 선수 의무 출전' 제도는 축구팬들에게 처음부터 환영받지는 못하였다. 프로에서는 나이가 많든 적든 실력이 좋으면 출전하는 것이고 실력이 좋지 못하면 출전하지 못하는 것이 순리이다. 그런데 나이가 어린 선수라고 해서 출전 기회를 쉽게 받으니 차별이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2013년 제도가 신설된 이후 계속해서 수정된 결과, 축구팬들도 '22세 이하 선수 의무 출전' 제도에 대해 이해하고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여주었다. 또한 이 제도만이 이유는 아니지만 연령별 대회에서 결과가 나오니 더욱더 이 제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 모든 과정은 천천히 기다려야 한다

'22세 이하 선수 의무 출전' 제도도 만들어진 지 7년이 다 되어서야 슬슬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하나의 제도가 생기면 결과가 나오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유망하더라도 대학 진학을 선호했던 선수들이 고교 졸업 후 믿고 프로에 진출하는 상황이 이제서야 펼쳐지는 것처럼 말이다.

 

앞으로도 새로운 제도를 신설한 후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팬도 연맹도 조금은 기다릴 필요가 있다. 모든 것은 한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바로 엎어버리지 말고, 조금 기다린다면 '22세 이후 선수 의무 출전' 제도와 같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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