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기의 맛있는 IT 칼럼] #9 유튜브 폭포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한민국 국민 2명 중 1명이 사용하는 유튜브.
폭포처럼 쏟아지는 유튜브 영상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애플리케이션은 무엇일까?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매일 보는 초록창 네이버? 둘 다 아니다. 그럼 무엇일까? 대망의 주인공은 바로 유튜브이다. 10~20대는 예능부터 뉴스까지 유튜브에서 소비하기 시작한 지 오래이고, 30대 이상도 무시할 수 없는 속도로 유튜브에 유입되고 있다는 보고가 이를 뒷받침 해준다. 유튜브는 단순한 UCC 플랫폼에서 사실상 또 하나의 TV로서 발전하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급속도로 유튜브가 성장한 데에는 스마트폰 사용 인구가 늘었고 인터넷 속도가 향상되었다는 이유도 존재하겠지만 가장 큰 것은 콘텐츠의 다양화일 것이다.

 

기존의 TV 채널이나 신문은 방송국이나 신문사의 결정에 의해 콘텐츠가 가공, 보급되었다. 물론 일각에서는 다양화하려는 노력이 존재하였겠으나 대부분은 "어차피 우리 채널 볼 텐데 무슨 상관이야?" 하는 생각에 모두 엇비슷한 콘텐츠를 보급하였다. 국민들은 그야말로 콘텐츠에 목말라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방송국처럼 자본이 투입되지 않더라도 나만의 채널을 만들고 사용자들에게 콘텐츠를 보급할 수 있는 유튜브는 그동안 아이디어는 많지만 이를 펼치지 못한 개인 크리에이터에게 좋은 놀이터가 되어 주었다.

 

이러한 현상이 자연스럽게 콘텐츠의 다양화로 이어졌고, 결국 1위 애플리케이션이 된 것이다. 말 그대로 "콘텐츠 폭포"가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점이 유튜브의 단점을 만드는 화살로 돌아올 수도 있다. 제재가 별로 존재하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공개된 채널을 통해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폭포처럼 쏟아지는 여러 콘텐츠 사이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올바른 생각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도록 하자.

 

 

거짓되거나 잘못된 정보가 생산되는 것은 사실이다.

 

우선 별로 좋아하지 않을 만한 이야기부터 시작하겠다. 뉴스처럼 많은 전문가가 모여 검증을 하고 또 검증해서 송출하는 방송조차 오보가 발생하는 판에 유튜브처럼 개인 크리에이터가 생산하는 콘텐츠가 항상 옳다고 볼 수 있을까? 정답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조금 오래된 이야기이긴 하지만 유튜브에 펜벤다졸이나 알벤다졸이 암 치료 등에 효과가 있다는 정보가 유튜브를 통해 생산된 적이 있다. 보건당국은 사실관계가 입증되지 않은 정보라며 먹지 말 것을 권고하기도 하였다.

 

위의 이야기가 단순 정보 제공이라면 국가 재난 상황과 관련한 정보가 생산된 적도 있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이 걸린 환자인 척 행세하며 지하철 역사에서 소란을 피우는 영상이 업로드되는가 하면 김치가 면역력에 도움을 주기에 코로나-19에 걸리기 싫으면 김치를 먹으라는 거짓 정보가 생산되었다. 이는 단순한 가짜 정보를 넘어 국가 재난을 더 혼란스럽게 하는 중범죄임이 틀림이 없다. 

 

 

그럼에도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은 유지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도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은 유지되어야 한다. 위에서 다룬 것처럼 거짓된 정보가 유포된다면 그냥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차단해 버리면 될 텐데 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인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의사가 직접 알려주는 의학 정보",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과학지식", "유명인의 강연 영상"은 우리의 삶에서 무척이나 중요하지만, 주변에서 접하기 어려운 정보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유튜브이다. 유튜브는 그동안 전문가와 비전문가 사이에 존재하였던 "정보의 장벽"을 허무는 일등 공신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점이 유튜브 혹은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이 유지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도입부에서 10~20대의 대부분은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습득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단편적으로 볼 때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책, 신문처럼 전문가들에 의해 가공되고 검증된 정보가 아닌 개인이 만든 정보를 본다는 점은 본인이 받아들이는 정보가 올바른지 판별하지 못하는 나이대에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동안 교과서를 통해 똑같은 정보를 배우는 것보다 과학이나 수학에 관심이 있다면 관련 채널을 통해 본인이 원하는 정보를 습득하고, 본인이 좋아하는 유명인의 강연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일이 더 가치 있는 투자일 수 있다. 청소년에게 당장 필요한 정보는 매해, 매달이 지나면서 바뀌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정답은 구멍 없는 가이드와 정보 습득 방법을 교육하는 것이다.

 

결국 정답은 관련 가이드라인을 좀 더 촘촘하게 만들고 이러한 가이드를 어길 경우 채널 삭제나 과징금을 부과하여 올바른 크리에이터를 양성하는 것이다. 또한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연령층 중 10대처럼 아직 정신적으로 미 성숙하여 본인이 받아들여야 할 정보와 말아야 하는 정보를 구분하지 못하는 연령층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하는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처럼 거짓된 정보를 습득하는 수요층이 사라진다면 이러한 정보를 생산하는 공급층 또한 사라질 것이다.

 

물론 이러한 과정이 말처럼 쉽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씩 노력해 나간다면 우리가 원하는 유튜브의 모습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보다는 조금 나은 유튜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유튜브-크리에이터-시청자 간의 협력, 공생 관계 구성을 통하여 내년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간 유튜브를 볼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기사를 마친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