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의 생명과학 칼럼] 새로운 길, 비건 트렌드

고기나 생선은 물론, 유제품이나 계란까지 동물성 음식은 전혀 먹지 않는 ‘순수 채식주의자’인 비건. 이러한 비건은 오늘날 식생활에만 적용되는 용어가 아니다. 환경 보호, 건강 상의 문제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비건 식단을 선택하고 있는 지금, 소비생활 전반에 동물성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비건 트랜드가 떠오르고 있다. 야자열매 씨앗 추출물을 차량 내부의 도료로 사용하고, 모피나 천연가죽이 아닌 면이나 인조가죽을 사용하는 것 모두 환경과 생명을 존중하는 비건 정신을 이어받은 비건 트렌드의 일종이다.

 

 

비건 트렌드에 관해 조사하다 보면 한 가지 재미있는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바로 파인애플로 만든 가방! 이 가방은 “마리스 파인애플”이라는 기업에서 피나텍스라는 파인애플 가죽을 이용해 만들어낸다.

 

 

파인애플 가죽이라고 해서 피나텍스가 파인애플의 과육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파인애플의 잎사귀를 찢어 섬유질을 뽑아내고 이를 다시 짜서 원단으로 만든 것이 바로 피나텍스이다. 섬유조직이기 때문에 가방의 무게도 가볍고, 무엇보다 가죽가방에 사용하는 화학약품 처리 과정이 필요 없기 때문에, 환경보호는 물론 인체에 무해하다는 점 또한 피나텍스의 큰 장점이다.

 

이외에도 버섯에서 기생하는 곰팡이 일종인 균사체를 이용해 만든 가죽, 와인을 만든 후 버려지는 포도 줄기씨와 껍질로 만든 가죽, 바나나 줄기로 만든 가죽 등 다양한 ‘비건 가죽’들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식물로 만든 가죽이라니! 품질이 떨어질 거라는 우려도 있었으나 실제 가죽 못지않은 질감과 내구성은 사람들의 신뢰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필자는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은 모든 노력이 끝난 후 최후의 반론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육식을 하지 않고서는 생명 유지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들을 충분히 얻을 수 없었고, 동물의 가죽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물품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 또한 그런 삶을 살고 있을까? 지금의 우리에게는 비건 트렌드와 같이 더 나은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길들이 충분히 열려 있다. 환경을 위해서도, 윤리를 위해서도, 심지어는 우리의 건강을 위해서도 더 나은 길 말이다. 잔혹한 도축의 필요는 줄어들고 수요는 늘어난 오늘날, 우리는 대체 무엇을 위해 눈을 가리고 있는 것일까?

 

[참고자료 출처: http://maryspineapple.com/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5192235&memberNo=509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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