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영의 언어 칼럼] "할 뿐이다? 할뿐이다?" 헷갈리는 띄어쓰기 정복하기

 

요즘 올바른 맞춤법 지키기가 대두되면서, 올바른 띄어쓰기의 사용 또한 조명 받고 있다. 몇몇 사람들은 맞춤법보다 띄어쓰기를 더 어려워 하곤 하는데, 그 중에서도 `의존명사와 보조사 구분`은 많이 헷갈리는 것으로 꼽히곤 한다. 이는 의존명사와 보조사 중 형태가 같은 몇몇 단어들 때문인데, 문장 성분, 품사에 대한 분석을 할 수 있으면 해결 가능한 문제이다.

 

먼저, 의존명사란 단독으로 쓰일 수 없으며, 앞에 관형어가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는 말이다. 보조사와 형태가 동일한 의존명사는 `만, 만큼, 대로, 뿐`이 있는데, 예시를 통해 이들이 의존명사로 쓰일 때의 모습을 알아보자.

 

a. 나는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했을 이야.

 

a 문장에서 밑줄 친 `대로`와 `뿐`을 살펴 보자. 대로 앞에는 `하고 싶은`이 와 있다. 이를 분석해 보면, `하고 싶다`라는 용언이, 관형사형 전성어미와 결합해 문장 내에서 관형어로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뿐을 보면, 뿐 앞에는 `했을`이 와 있다. 이를 분석하면, `했다`라는 용언이, 관형사형 전성어미와 결합해 관형어로 쓰이고 있단 걸 알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의존명사 앞에는 늘 관형어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들은 보조사가 아닌 의존명사로 쓰이고 있다. 우리말 띄어쓰기는 조사를 제외한 모든 단어는 띄어서 쓴다는 원칙 하에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의존명사는 띄어 써야 한다.

 

다음으로, 보조사는 체언과 결합하여 특정한 의미를 덧붙여 주는 단어를 일컫는 말이다. a문장처럼, 예시를 통해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b. 나는 너을 하늘만큼 사랑하고 있단 걸 알아 줘라.

 

b 문장에서 밑줄 친 `만`과 `만큼`을 살펴 보자. 만 앞에는 `너`가 있다. `너`는 대명사로, 체언에 속하는 말이다. 또, `만큼` 앞에는 하늘이 있고, 이는 명사로 체언에 속한다. 게다가 만, 만큼은 문장 내에서 대상을 한정하는 등의 특정한 의미를 덧붙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b 문장에서의 만과 만큼은 보조사로서 기능한다. 우리말 띄어쓰기는 조사를 붙여서 쓰는 게 원칙이므로, 이와 같은 보조사들은 붙여 써야 한다.

 

문장 성분과 품사에 대한 약간의 분석만으로도, 헷갈리는 띄어쓰기를 완벽히 숙지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맞춤법뿐만 아니라, 띄어쓰기 또한 바르게 쓰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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