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정의 시사 칼럼 6] 당신의 언어는 어떠신가요?

한글이 창제된 지 573년이 흘렀다. 그 사이 세상은 다양한 변화를 거듭했고, 사람들의 생활 방식도 그에 걸맞게 변해갔다. 세상과 사람들이 변해감에 따라 언어도 그 모습이 조금씩 바뀌었고, 사람들이 언어를 쓰는 범위도 점점 넓어졌다. 종이나 책에서만 보던 한글을 컴퓨터나 스마트폰에서 다양하게 접할 수 있고, 누구나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시대가 온 것이다. 누구나 쉽게 배우고 쓸 수 있는 과학적인 글자, 한글. 그러나 그런 한글을 우리는 과연 바르게 쓰고 있는 것일까?

 

이제는 현대인의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스마트폰을 통해 우리는 많은 것을 해결한다. 앱으로 결제하기도 하고, SNS를 통해 친구와 소통하거나 서로의 소식을 공유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활동 가운데 하나가 바로 SNS의 사용이다. 여가나 자투리 시간이면 어김없이 스마트폰을 켜고, SNS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봤을 때, 어쩌면 우리는 말보다도 글로 더 많이 소통하고 대화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편리하고 자유로운 인터넷 공간이 늘 좋은 것만은 아니다. 게임과 인터넷 문화에서의 대화 범위가 넓어지고, 더군다나 인터넷 문화에서의 익명성이 보장되면서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개인 정보가 드러나지 않게 되자, 게임 채팅이나 인터넷 댓글 창에 온갖 비속어와 욕설들이 난무하면서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것이다. 또한, 유행을 따라 끊임없이 생겨나는 은어들도 문제다. 긴말을 줄여 유행어를 만들기도 하고, 초성만 따서 말한다거나 영어와 한글을 섞어 새로운 말을 만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물론 사람들의 소통 방법이 다양해지고 언어를 보다 편리하게 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다. 하지만 잘못된 언어 습관이 인터넷에서 형성되고, 빠르게 퍼져서 누구나 스스럼없이 사용하는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사실이 마냥 좋은 현상만은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이뿐만이 아니다. 흔히 10대들이 많이 쓰는 말이라고 해서 이름 붙여진 ‘급식체’라는 단어가 증명해주듯, 청소년들의 언어 습관도 망가져 가고 있다. 각자 스마트폰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것이 당연하게 되어버린 상황에서 청소년들은 인터넷과 게임 문화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친구들 사이에서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사용되는 잘못된 언어들을 따라 쓰다가 습관으로 굳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EBS의 조사에 따르면 중고생 4명에게 소형 녹음기를 지참시켜 학교생활의 대화를 녹음했더니 1인당 75초에 한 번꼴로 욕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욕이나 비속어 없이는 대화가 안 될 정도의 상황에 다다른 것이다.

 

이처럼 무분별한 언어 사용이 확산한 지금, 우리는 잘못된 습관을 고치고 과거의 언어 사용을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댓글 창에서는 타인을 비방하는 욕설이나 비속어를 지양하고, 친구들과의 대화에서는 내가 먼저 바른말을 하려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라는 속담도 있듯이, 먼저 나서 바른말을 써나간다면 분명 상대방의 언어 습관도 바뀌지 않을까? 오늘 자신이 했던 말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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