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영의 교육 칼럼 4] 우리가 희망하는 교육제도

 

드라마 <스카이캐슬>은 대한민국 0.1%의 가진 자들의 원초적인 욕망을 잘 그렸던 최고의 히트작이였다. 그러나 드라마에서 보여준 장면들이 “과연 사실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으나 최근 “조국 사태”를 보면서 “가진 자들의 리그”에 대해서 인정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 몹시 씁쓸하기만 하다. 촛불이 약속한 변화와 개혁을 기대했던 보통사람들에게 낯설고 충격적이였으며,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믿었던 자들이 모든 특권과 특혜를 다 누리고 있었음을 목격한 많은 이들에게는 애써 간직해 온 희망이 절망이 되어 버렸다. 누구에겐 아무렇지도 않은 평범한 일상이 다른 누구에겐 죽어라 용을 써도 넘을 수 없는 “넘사벽”이었으며, 그러한 기회조차 애당초 주어지지 않았음을 깨달은 순간, 배신감은 절망으로 이어졌다. 사람의 사회적 지위가 개인의 노력과 능력이 아닌 혈연에 의해 결정되는 사회, 가진 자들이 모든 영역에 걸쳐 그들만의 아성을 쌓고 복잡한 장치를 가동시켜 새로운 구성원의 진입을 막는 사회, 특정집단이 고등교육 기회를 독점하여 사회적 자산분배에서 독점권을 선점하는 사회, 개인의 부와 권력이 석연치 않은 절차를 거쳐 자손에게 계승되는 사회, 우리는 그런 사회를 가리켜 “계급사회”라고 부른다. 조국 사태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일종의 금기로 여겨 온 계급 문제를 전면에 드러냈다.

 

대입제도의 변화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유·불리에 따라 다양한 견해들이 날카롭게 대립하는 이유도 명문대 입학이 좋은 일자리와 사회·경제적 지위획득을 가능케 하는 유일한 출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서민층이 유일한 출구로 여겼던 대학입시는 이미 가진 자들이 점령한 상태였고, 명문대 입학은 그들의 부와 권력을 대물림하는 수단이었다. 요컨대 헌법이 금지한 계급제도가 교육을 통해 합법적으로 재생산되고 있었던 것이다.

(출처 http://m.ohmynews.com/NWS_Web/Mobile/at_pg.aspx?CNTN_CD=A0002571698&CMPT_CD=MNRA17#cb)

 

“조국 사태”에서 빙산의 일각을 드러낸 학생부 종합전형(학종) 및 수능반영 비율 등 대학의 전형방식에 대해서 대폭 손질할 필요가 있다. 특히 논술, 면접 및 구술고사, 적성고사에 대해 의심의 눈길이 쏠리다 보니 '깜깜이 전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었고, 심지어 특목고 출신은 가산점을 주고 일반고 출신은 감점을 주는 이른바 “고교등급제” 의혹이 발생되고 있다. 이런 의심은 고등교육 기회를 독점하고 있는 대학이 고등교육에 접근할 기회를 계층에 따라 차별적으로 배분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이기에 이런 의심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형요소를 명확히 하고 상세한 선발기준을 공개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대학이 입시를 통해 계급제도를 재생산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대학에 대한 감독권을 쥐고 있는 교육부의 적극적인 의지와 역할이 매우 중요한 이유이다.

 

사회·경제적으로 막강한 자산을 보유한 상류층과, 열정과 노력 빼고는 가진 게 없는 서민층이 자유롭게 경쟁하는 대학입시는 애당초 불공정한 게임이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교육을 통해서 더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가진 자들에게 교육까지 유리하게 허용해야 할 합리적 이유는 없다.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교육이 부모의 사회·경제적 능력과는 무관하게 모든 계층의 학생이 같은 출발선상에서 함께 출발하는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란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