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다솜의 시사칼럼] 술 취하면 형이 깎인다?

술에 취했다는, 심신이 미약하다는 이유로 정당하지 못한 행위에 대해 감형하는 것은 옳은 행위인가

지난 10월 16일 새벽, 부산대학교 여자 기숙사에 한 남성이 술에 취한 채 주먹을 휘두르며 성폭행을 시도하였다. 하지만 그에게는 징역 3년과 집행유예 4년이 내려졌고, 이렇게 감형이 된 이유로 법원은 '술에 취해 사리를 분별할 수 없는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그들의 입장을 표명했다. 이는 과거 비슷했던 조두순의 감형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그가 저지른 범죄에 비해서는 너무 미약한 징역 12년이 그에게 내려졌다. 이렇게, 술에 취했다는 이유만으로 감형되는 것을 주취 감형이라고 한다. 과연 이게 옳은 법률 조항인지는 객관적으로 판단해봐야할 것이다. 실제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주취 감형 법률 조항을 폐지해 달라는 청원이 게시되었고, 21만 명가량의 국민이 이 청원에 동의하기도 했다. 

 

 

사회에서 주취 감형이 통용되고 있다면, 이러한 주취 감형이 정당화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책임이 없으면 형벌도 없다”라는 말은, 범죄가 성립 되려면 ‘책임’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고, 이는 책임이 없으면 나쁜 짓을 해도  ‘범죄’에 해당하지 않으니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부산대의 사건과 조두순 사건 에서의 감형 모두 자신의 행동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제대로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저지른 범죄는, 모든 상황을 제대로 아는 상태에서 계획적으로 저지른 범죄보다는 조금은 ‘덜 나쁘게’ 볼 수 있지 않느냐는 생각을 기본 바탕으로 성립된 것이다. 

이성적 판단력이 약한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가 악용되고 있는 사례를 보면 이러한 법률안이 사회속에서 어떻게 좋은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 판단하는 것이 법률안을 개정하는 과정보다 더 중요할 수 도 있다고 생각한다. 주취감형을 받는다는 것이 술에 취했다고 해서 그 범죄 자체가 비도덕한 행위가 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모든 행위에는 책임이 뒤따르는 만큼, 무엇이 도덕적으로 옳고 그른지 판단할 수 있는 판단력을 갖춘 성인들에게 주취감형을 통해 그들의 책임을 덜어주는 것은 과연 옳을 것일지, 실질적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는 법률안일지 객관적으로 판단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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