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의 문화 칼럼] MIKA의 노래와 사랑의 방식

성소수자에 대하여

지난 10월 4일, 미카의 다섯 번째 정규 앨범 「My Name Is MIchael Holbrook」이 발매되었다. 2015년에 4집을 내었으니 장장 4년 만에 새로 나온 앨범인 것이다. 5월과 8월에 각각 하나씩 싱글을 발표해 본격적으로 앨범의 시작을 알렸으며, 9월엔 일주일의 텀을 두고서 연달아 세 곡이나 싱글 발표를 했다. 미카는 인스타그램에서 이번 앨범에서는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아낼 것이라는 말을 했는데 그런 만큼 동성애에 관한 내용이 빠지지 않았다. 앨범의 5번째 트랙 'Sanremo'의 뮤직비디오에서 그는 동성애와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낸다.

 

 

앞서 언급한 내용으로 유추했겠지만 미카는 동성애자이다. 2006년 'Relax, Take it Easy'로 화려하게 데뷔를 한 후 2012년 미국의 게이 잡지 Instinct(이하 인스팅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게이가 맞다고 인정했으며, 자신이 발매한 노래속 동성애를 암시하는 내용은 자신을 나타내었다고 말했다.

 

1집 「Life in Cartoon Motion」의 7번째 트랙 'Billy Brown'에서는 양성애 성향을 보이는 남성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 노래가 미카가 인스팅트와의 인터뷰에서 게이임을 인정할 때 언급했던 노래이다.

 

4집 「No Place In Heaven」부터는 성적 지향성과 관련된 얘기가 앨번 전체에 전반적으로 깔려있으며 미카가 생각하는 사랑에 대한 가치관도 담겨있다. 두 가지 노래만 꼽자면 2번 트랙 ‘All She Wants'에서는 사회적인 시선을 위해 여자와의 계약 결혼을 하는 것이 어떻냐는 어머니의 바람과 그것이 해롭다고 여기는 화자의 이야기이다.


4번 트랙 ‘Good Guys'는 2015년 잡지 ’Gay'의 인터뷰에서 쟁쟁한 작곡가, 프로듀서들이 모인 자리에 갔는데 게이는 한 명도 없고 자신에게 영감을 준 사람들이 대중음악계에 보이지 않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만든 노래이다. 사실 제목을 'Gay Guys'로 하고 싶어 했지만 소속사에서 동성애의 성향이 너무 드러난다며 'Gay'를 'Good'으로 교체하여 발매했다. 그리고 미카는 'Gay'라고 발음하지만, 가사상으로는 'Good'으로 표기되는 소절이 몇 부분 있다. 이것은 음악가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마지막 5집 「My Name Is MIchael Holbrook」의 'Samremo'는 가사 자체는 연인에게 달콤하게 속삭이는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뮤직비디오에서는 조금 다른 모습이 비친다.

 

뮤직비디오의 처음 장면에서 라디오 방송을 하는 소리가 들린다. 동성애와 그것이 사회에 미치는 위험에 대해 알아보려는 진행자와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는 게스트가 나오는데 그 참가자는 라디오에서 커밍아웃을 하는 이유가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용기를 주길 바라기 때문이라 말한다. 이 나레이션이 나올 때 뮤직비디오의 장면은 미카가 아내와 딸과 함께 있는 장면인데 완벽한 가족의 모습을 보이는 이 한 장면 뒤로 미카는 여러 남성들에게 관심이 가고 끌리는 자신을 보며 혼란스러워한다. 뮤직비디오의 끝에 다다라서는 차를 타고 가던 미카가 경찰의 제지를 받고 멈추는데 이때 흘러나오는 나레이션의 내용은 동성애자를 고용하지 않고 있는 것에 데모가 일어나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손전등을 카메라를 향해 흔드는데 꼭 경고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렇게만 봐도 알 수 있듯 뮤직비디오의 장소는 동성애에 대해 폐쇄적이고 차별적인 시선을 가진 곳이다.


미카가 'SanRemo'에 대해 인스타에 올린 글에서는 이 노래가 때로는 도달할 수 없는 욕망에 관한 것이고 이 뮤직비디오는 때로는 현실이며, 어느정도는 꿈이자 악몽이지만 색다른 아름다움과 욕망이 그것의 중심에 있다고 말한다.

Over there you shine like a star. Doesn’t even matter who you are.

넌 저기에서 별처럼 빛나. 네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아.

-SanRemo, MIKA 

 

To get to a place where you could love anything you chose, not to need permission for desire, well now that was freedom’

당신이 선택한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고, 욕망에 대해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는 곳으로 가는 것. 그것이 자유다.

-Toni Morrison

(뮤직비디오 나레이션 및 미카 인스타그램 해석 출처 :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mikaaa123&logNo=221668533259&isFromSearchAddView=true)

 

미카의 노래들은 동성애를 의미하는 듯한 묘사가 종종 등장하기도 했고 미카 자신도 그것을 표현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다. 미카는 인스팅트의 인터뷰에서 “성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공개할 용기를 갖도록 만든 것은 오직 내 음악이었다. 이것이 진짜 나, 나의 인생이다.”고 말했다. 그래서 앨범을 거듭할수록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에 주저가 없어지는 것일테다.

 

분명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혼란스럽고 무서웠을 것이며 가족에게서, 타인에게서 편견 어린 시선을 받고 상처를 많이 입어왔었음이 틀림없다. 실제로 미카는 인스팅트를 통해 커밍아웃을 한 후 영국에서 거의 보이콧 당하다시피 했으며 2015년 BBC 라디오 방송 중 인터뷰어에게서 성 정체성에 대한 공격적인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미카는 자신의 여러 노래 속에서 자신도 그저 사람일 뿐이라고. 무엇도 자신의 정체성을 바꿀 수 없다고 말한다.

 

Where have all the gay guys gone?

그 게이들은 어디로 가버린 거죠?

And to the romance when I was 14 years old

내 14살의 로맨스를 위해

And to my heroes that were dressed up in gold

황금으로 차려입은 나의 영웅들을 위해

Only hoping one day I could be so bold

내가 떳떳해질 수 있는 어느 날이 오길 바랄 뿐이죠

Where have all the gay guys gone?

그 게이들은 어디로 가버린 거죠?

If we are all in the gutter

우리가 밑바닥 삶을 살고 있다해도

It doesn't change who we are

우리의 정체성은 변하지 않아요

Cause some of us in the gutter

are looking up at the stars

그 밑바닥의 누군가들은

별들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에요

- Good Guys, MIKA

(가사 출처 : https://blog.naver.com/mcq8651/220586380791)

나는 사랑에는 다양한 종류가 존재하며 그것들은 모두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평범한, 길다가 만날 수 있는 사람인데 단지 사랑을 하는 대상이 다르다고 차별받는 것은 혐오와 다름이 없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당하고 신경쓰지 않아도 되었을 사회적인 시선을 신경쓰며 듣지 않아도 되었을 무례한 질문을 듣고 오랜 기간 자신에 대해 고민하고 혼란스러워한다. 현재는 옛날보단 성소수자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옅어졌지만 아직까지 우리도 잘 모르는 채로 상처를 주기도 하고 혐오자들이 존재하므로 차별이 거의 없다고 말하게 될 날은 멀었다. 그러므로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를 지녀야하고 나와 다르다고 보편적이지 않다고 배척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앞으로는 음악은 물론이고 다른 곳에서도 그런 사람들이 외면당하는 일이 없는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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