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은의 시사 칼럼]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

경기도 연천군 민간인 출입통제선 근처 야생 멧돼지 폐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 이번 멧돼지 폐사체는 14일 오전 8시30분에 군인이 발견해 연천군에 신고했다. 환경부 소속 국립과학원은 멧돼지 폐사체 시료를 채취한 결과 1마리에서 (ASF)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남하하면서 바이러스를 확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돼지과 동물만 감염되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구제역과 달리 공기로 전염되진 않지만, 백신과 치료제가 없고 치사율이 100%에 달해 발병 시 살처분 외엔 방법이 없다. 때문에 여러 양돈가 주변의 격리가 이뤄지고 상당수의 돼지가 살처분 되고 있다. 이것은 농가의 손실뿐만 아니라 돼지고기 공급에도 문제가 생겨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으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돼지고기 대신 다른 고기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며 닭고기 소고기 가격도 덩달아 오름 추세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한 여러 대책들이 마련되고 있다. 일단 정부와 지자체는 발생농가와 주변농가의 사육돼지를 예방적 살처분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을 추진 중이다. 또한 도내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 방지를 위한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 중이다. 특히 돼지를 키우는 양돈농가에서는 여러 차단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으며 남은 음식물을 급여 할 때는 열처리 과정을 거치고 있다. 국민들은 국내 축산농가방문은 자제하고 해외에서 축산물을 들여오지 말아야 한다.

 

살덩이가 썩어서 검게 변하는 유럽 14세기 중엽부터 17세기 중엽까지 대유행한 흑사병(Black Death)처럼 전염성이 강한데다가, 증세가 심하고 사망률도 높다. 그리고 21세기 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이었던 ASF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고 폐사율이 100%에 가까워 '돼지 흑사병'으로 불린다. 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경고 메시지이다.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우린 승리한 듯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흘렀어도 우리는 새로운 전염병 앞에서 속수무책이다. 또한 슈퍼바이러스와 같은 우리의 연구 속도를 넘는 바이러스는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다. 언제든 14세기 흑사병의 공포는 다시 찾아올 수 있다.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여러 부족함의 경고로 받아들여 백신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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