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지의 문화 칼럼] 뮤지컬 ABC

 

지난 10월 13일, 성황리에 개막한 뮤지컬 「벤허」가 마지막 공연을 마쳤다.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같은 수입 뮤지컬에서 시작해 한국인이 각색하거나 창작한 뮤지컬이 등장하면서 한국인의 문화 생활에서 뮤지컬이 차지하는 비율은 증가하는 추세이다. 돈이 많이 드는 취미로 여겨져 진입 장벽이 높았던 초기에 비해 지금은 연간 상연되는 작품이 2000편을 웃돌 정도로 넓은 시장을 자랑하고 있다. 뮤지컬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이 시점에서 간소하게나마 뮤지컬에 대한 기본 지식, 뮤지컬 ABC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뮤지컬은 영국에서 시작해 미국으로 건너가며 발전하게 된다. 대중을 만족시키기 위한 오락물이었던 오페레타로 출발해 노래, 춤, 안무가 포함된 미국적 양식과 융합되며 지금의 뮤지컬 양식이 나타나게 되었다. 한국에서 최초로 시도된 뮤지컬은 1966년 상연된 거슈윈의 「포기와 베스」였다. 그러나 미국적 양식을 다듬은 본격적인 창작 뮤지컬은 「살짜기 옵서예」로 시작하였으며 이후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명성 황후」등이 있다. 특히 「명성 황후」는 브로드웨이 진출에 성공한 작품이기도 하다. 

 

오페라는 서곡으로 시작해 아리아로 맺어지고 커튼 콜로 끝나는 기본 양식을 갖는다. 우선 서곡이란 시작 전, 또는 주요 내용 전에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기악곡으로 극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 서곡이 끝난 후 연주되는, 오프닝 코러스라고도 하는 오프닝 넘버(넘버는 노래를 뜻한다. 뮤지컬 곡은 대본 내용에 맞춰 제작되기 때문에 대본 순서에 맞는 번호를 노래에 지정한 것이 이어져 노래를 넘버로 부르게 되었다.)는 주로 활기찬 합창으로 이루어져 극의 전반적인 배경과 상황을 설명하는 곡이다. 극이 진행되면서 극 전에 배경과 상황을 노래로 전달하는 제시가 등장한다. 상황을 전달해야 하므로 배우의 정확한 발음이 필요한 부분이다. 1막의 중반이나 끝부분, 또는 2막 첫 부분에 등장하는 노래를 프로덕션 넘버라고 한다. 뮤지컬의 하이라이트 라고도 할 수 있는 프로덕션 넘버는 뮤지컬의 많은 요소를 동원해 화려하고 대담하게 구성된다. 클라이막스 부분에서는 아리아가 연주된다. 아리아는 작품의 주제가 담겨있는 부분으로, 대부분 이중창으로 구성된다. 공연이 끝난 뒤 배우들이 막을 내리는 것을 커튼 콜이라고 한다. 주요 멜로디나 아리아 등이 편집 연주되는 가운데 배우들의 노래와 춤을 동반하며 화려하게 막을 내리게 된다.

 

뮤지컬 중에서도 널리 알려진 것은 '매킨토시의 빅 4'라고 불리는 네 작품이다. 「레미제라블」, 「캣츠」, 「오페라의 유령」 그리고 「미스 사이공」이 바로 그들이다. 매킨토시에 의해 창작되어 '매킨토시의 빅 4'라는 명칭을 얻은 이 작품들은 무대 위에 배나 헬리콥터가 등장하거나 거대 장벽이 회전하는 등 큰 스케일의 무대는 물론이고, 「레미제라블」의 관람객 5,600만명, 「캣츠」의 관람객 200만명 등 어마어마한 흥행 기록을 가지고 있다. 

 

 

문화 생활에서 뮤지컬의 비중이 넓어지자 뮤지컬의 양식을 차용한 영화, 즉 뮤지컬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뛰어난 ost와 영상미로 주목을 받은 「라라랜드」 등이 바로 뮤지컬 영화이다.

 

이처럼 뮤지컬은 한국인의 문화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비록 뮤지컬 관람을 취미로 하기는 쉽지 않지만, 매우 매력적인 분야임은 부정할 수 없다.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서는 관람료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를 위해 정부나 기업의 관심과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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