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예은의 독서 칼럼] 수학으로 힐링하기

어려운 수학으로 힐링하는 것이 아니다

 『수학으로 힐링하기』라는 제목을 본다면 열에 여덟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책을 내려놓을 것이다. ‘어떻게 이 어렵고 힘든 수학으로 힐링을 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울 것이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책을 펼쳐보고 훑어보았다면 열에 열은 호기심에 책을 읽어볼 것이다. 『수학으로 힐링하기』에서는 어렵고 복잡한 공식·증명·정리들을 나열한 후 힐링이라 말하는 대신, 그다지 어렵지 않은 수학적인 개념과 함께 우리에게 힘을 주는 말을 하였기 때문이다.

 

 

가령 이런 식이다. 이 책은 ‘수와 연산’, ‘방정식과 부등식’, ‘함수와 그래프’, ‘도형과 백터’, ‘집합과 수열, ’미분과 적분‘, ’확률과 통계‘로 구성된 1부와 '수영 쌤의 힐링톡'이라는 제목의 2부로 구성되어있는데, 그 중 1부의 35번째 챕터에서는 ’극댓값과 극솟값‘이라는 수학적 개념을 바탕으로 '새벽은 어둠이 가장 짙을 때 온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저자는 먼저 분노가 쌓여가지만 표현할 방법이 없는 ‘그’에 대해 소개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리고는 모든 사람들은 각자 인생의 바닥을 경험한다며, 다른 사람들이 ‘옳은 이야기’만을 할 때 얼마나 더 해야 하냐며 소리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8:2의 파레토 법칙’을 소개해 주었다. ‘8:2의 파레토 법칙’이란, 내가 아무리 잘해도 20%의 반대하는 사람이 있고, 내가 아무리 잘못해도 20%의 같은 편이 있다는 법칙이다. 이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새벽도 너를 응원하고 있단다. 어둠이 가장 짙을 때 동이 터오거든.

아무리 짙은 어둠이라도 빛이 비치면 물러가.

바닥의 자리에는 아름다운 빛이 비치게 될 거야.

또한 너를 가장 잔인하게 공격하는 존재는 바로 너 자신임을 알아야 해.

어떤 때는 자신에게 밥을 주지 않기도 하고,

어떤 때는 쉬는 시간도 허용하지 않고 괴롭게 하지.

나 자신의 적은 다름 아닌 ‘나’야.

 

 그러고는 아래와 같은 문제와 해설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덧붙였다.

 

이 그래프를 우리의 삶이라고 생각해 보면,

내가 자리하고 있는 가장 아랫부분은 단지 ‘극소’인 거야.

인생이라는 곡선에서 내려가다 잠시 멈춘 자리야.

 

파장으로 이루어진 빛은 고점과 저점을 반복하면서 직진한다는 얘기를 하고 난 뒤 저자는 우리더러 지금 이 순간 인생의 바닥이라 생각하는 곳에 머물러 있다면, 그 자리에서 잠시 쉬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였다.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고, 좋은 책도 읽고, 잠시 울기도 하고.

그동안 미안하게 생각했던 가족과 친구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용서를 구하고.

그동안 소홀했던 것들에 마음을 쓰는 시간으로 보냈으면 해.

 

우리가 바닥이라고 느끼는 그곳, 좌절하고 슬퍼하고 분노하는 그 자리는 인생이라는 함수의 극솟값이다. 올라갈 일만 남은 곳이며, 삶이 바뀔 수 있는 곳이다.

그렇기에 그 자리는

 

더 이상 내려가지 않는 인생의 미분값이 제로인 곳이며,

곧 내 삶이 음에서 양으로 바뀌는 자리이며,

내 삶이 감소에서 증가로 바뀌는 자리인 것이다.

 

위의 예시처럼 『수학으로 힐링하기』에는 저자의 비전이 고스란히 담긴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쓰여 있다. 수학학원 원장이기도 한 저자 이수영의 비전은 ‘실력과 인성이 균형 잡힌 인재 양성’으로, 그는 성적으로만 평가받는 현실에 힘겨워하는 학생들을 위해 수학이 재미있고 따뜻하다는 사실을 전해주고자 하였다.

동시에 학생들이 공부에 치여 잠시 묻어둔, 그러면서 서서히 잊어가고 있던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고민들을 다시금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 했다. 또, 학생들이 목표를 가지고 다시 힘을 내어 달려갈 수 있도록 희망을 불어넣어주고 싶어 했다. 그리고 이러한 그의 생각이 잘 드러난 책이 바로 『수학으로 힐링하기』이다.

 

그래서 이번 칼럼을 마무리하기 전에 학생들이 이 책을 한 번쯤은 읽어보았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고 싶다. 나 역시 같은 현실에 몸담고 있는 학생으로서, 나처럼 다른 학생들이 이 책을 통해 위로 받고 힘을 내었으면 한다. 가장 어려운 과목으로 손꼽히는 수학으로 격려를 들으면 상당히 색다른 경험과 격려가 될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 이 책을 통해서만은 아니더라도, 학생들이 현실로부터 오는 스트레스와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고 보다 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나가면 두 번 다시 되돌릴 수 없는 학생의 인생을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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