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지의 영화 칼럼] 당신도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을 때가 있나요?

과거 나의 영화 선정 기준은 평이 좋은지, 상영관의 수가 많은지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현재는 상영관의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닌 영화가 담고 있는 주제에 대해 알아보고 예매하고 있다. 과거에는 롯데시네마, cgv와 같은 영화관을 주로 갔지만 최근에는 국제 단편 영화제나 홍대에 위치해있는 상상마당을 방문해 독립영화를 즐겨보는 편이다.  

 

영화는 상업영화와 독립영화 이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상업영화란 이윤 확보를 목표로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영화를 말하는 것이고 독립영화란 이윤 확보를 목표로 하는 상업영화와 달리 창작자의 의도가 우선시되는 영화로, 주제와 형식, 제작방식 면에서 차별화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여기서의 ‘독립’이란 자본과 배급망으로부터의 독립을 뜻한다. 지난 5월 2일 개봉한 줄리아 하트 감독의 작품 미스 스티븐스 역시 독립 예술 영화이다.

 

 

우린 모두 서로 다른 성격, 환경 , 목표를 지닌 채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삶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 타인과의 관계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혹시 그 고민을 타인에게 나누어 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홀로 마음 속에 두고 있는가?

 

미스 스티븐스 라는 영화는 연기에 특별한 재능이 있는 학교 요주의 인물 빌리(티모시 샬라메) 와 학교의 영어 선생님 미스 스티븐스(릴리 레이브) 그리고 빌리의 친구인 귀엽고 친근한 샘, 완벽주의자 마고가 함께 이야기를 꾸려 나가고 있다. 학교에서는 매일 보지만 서로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이 주말 3일동안 열리는 연극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빌리는 자신과 취향이 비슷하고 무언가 상처를 숨기고 있는 것 같은 스티븐스 선생님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끼며 이끌리게 된다.

 

 

미스 스티븐스는 처음에 빌리에게 자신의 고민을 숨겼지만 빌리의 노력으로 고민을 털어놓게 되고 빌리 또한 그런 미스 스티븐스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이 영화는 마치 등장인물들의 성장 이야기를 다룬 듯했다. 미스 스티븐스는 무대에서 실수를 한 마고를 위로했고 불안해하는 빌리를 위로했다. 빌리는 미스 스티븐스의 고민을 들어주었고 이 모든 이들은 연애 문제로 고민하는 샘을 위로했다. 누군가에게 기대는 것이 익숙지 않았던 이들은 연극 무대를 준비하는 동안 서로 위로했고 서로에게 기댔다. 각자의 상황을 극복해나가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이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이자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은 저마다의 벽에 맞서 고민하고 해결해나가고 있을 것이다. 물론 잠시 정체의 시간을 가지고 생각을 정리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 한번쯤은 주변인들에게 기대고 싶지 않은가? 최근 상업 영화가 대다수의 관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상업 영화들이 관객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지만 독립영화만이 가지고 있는 잔잔한 감성과 그 잔잔함 속에 전해지는 의미들을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그로 인해 작은 메시지 하나 정도 가슴에 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위 소개한 독립영화 외에도 현재 한국에서 메기, 벌새, 우리집 등 다양한 독립 영화들이 개봉되었다. 비록 상업 영화에 비해 상영관은 많지 않지만 그 안에 담긴 말들은 우리에게 충분히 와닿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독립 영화는 상업적 이익이 아닌 감독이 자신이 전하고 싶은 말을 담고 있는 게 대부분이기 때문에 바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잠시 쉬어가며 한번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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