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연의 시사상식 칼럼] 인터넷 방송은 금빛 동아줄일까? 썩은 동아줄일까?

최근 뉴스엔 다시금 '인터넷 방송'이라는 말이 오르내리게 되었다. 하지만 1인 크리에이터 산업의 장래성이나 발전이 아닌, 폭행 생중계 사건에 의해서였다. 인터넷 방송인과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현재 초등학생의 장래희망 직업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유망 직업이지만 1인 크리에이터 산업이라는 점과 인터넷의 특성으로 인한 문제 는 그 타이틀에 가려진 듯 하다. 그래서 인터넷 방송이란 정확히 무엇인지, 그리고 이의 문제와 규제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9월 28일, 인터넷 방송국 트위치tv에서 bj활동을 하고 있는 청일과 조이후는 합방(함께 인터넷 방송을 하는 것)을 하며 낮술을 하다가 ‘누가 더 싸움을 잘하냐’로 시비가 붙게 되었다. 술에 취했던 둘은 합의서를 작성하고 싸움을 벌이더니 청일은 피로 엉망이 된 얼굴을 한 조이후를 끌고 화면으로 돌아와 방송을 이어가다가 끝냈다. 폭행과 엉망이 된 얼굴, 이는 모두 생방송으로 생중계 되었다. 네티즌들은 “진짜 끔찍하다”, “저 따위로 사는 사람도 돈을 벌다니”, “인터넷방송 규제 좀 확실히 했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인터넷 방송은 공중파가 아닌 인터넷으로 송출하는 방송을 뜻한다. 미국의 shoutcast! 기반의 녹화된 영상을 주로 배포하는 윈앰프 인터넷 방송이 시초였으며 우리나라에는 2000년경에 개국하였다. 하지만 ‘성인 방송’ 위주의 컨텐츠라서 한동안 인터넷 방송은 성인물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2005년 아프리카TV를 시작으로(아프리카TV가 BJ 라는 이름을 고착화 시켰다)2013년을 기점으로 촉발된 유튜브 열풍, 2015년 마리텔 열풍을 거쳐가면서 개인 인터넷 방송이 크게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대도서관 잡쇼의 대도서관, 가로채널의 도티, 진짜 사나이 300의 감스트가 대표적 유명인이다.

 

2010년대 중반부터 인터넷 방송의 수익과 영향, 유명세가 알려지면서 ‘1인 컨텐츠 크리에이터’ 가 급부상하기 시작하였다. 초등학교 학생들의 희망 직업중 5위가 인터넷 방송 진행자일 정도로 인터넷 방송은 청소년 층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으며 2018년 교복사 엘리트의 조사에 따르면 10대들의 92.1%가 인터넷 개인 방송을 안다고 밝혔다. 10대가 선호하는 1인 방송 콘텐츠로는 '뷰티(31.6%)', '먹방/쿡방(22.6%)', '게임(17.4%)', '토크/캠방(9.9%)', '기타(7.5%)'순이었다. 남학생은 '게임(65.7%)'방송 시청이 1위였으며, '먹방(15.3%)', '토크/캠방(8.9%)'이 뒤를 이었다. 여학생은 '뷰티(31.8%)', '먹방(22.1%)', '게임(15.3%)' 순으로 응답했다.

[ 출처: http://mnb.moneys.mt.co.kr/mnbview.php?type=1&no=2018043016438018020 ]

 

인터넷 방송은 아프리카 TV또는 트위치와 같은 인터넷 방송국에서 방송될 뿐만 아니라 가공, 유포되어 10대들이 자주 보는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설문에 답한 학생들 중 절반 이상, 즉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학생의 10배가 1인 미디어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였다. 다양한 컨텐츠, 누구나 쉽게 방송 제작 가능, 실시간 소통 등이 그의 이유였다.

 

현재 아프리카 티비, 트위치에 이어 줌티비, 팝콘티비, 버블티비, 보라티비 등 인터넷 방송국과 인터넷 방송인은 등장하고 있다. 이 플랫폼에서는 규제가 심하지 않아 지상파나 케이블 방송에서 다루기 민감한 컨텐츠를 방송 할 수 있으며 유연하게 방송할 수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 자극적인 주제로 방송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깊게 파인 옷을 입어 선정적인 방송을 하거나 게임 방송의 경우 욕설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시청자는 ‘별풍선’ 등을 쏴서 BJ에게 돈을 자발적으로 기부를 할 수 있는데 한 번에 쏠 수 있는 금액의 한도가 크고 반환이 어려워 돈을 탕진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인터넷 방송국은 회원가입 절차 역시 까다롭지 않고 쉬워서 청소년들이 쉽게 접할 수 있다. 인터넷 방송인이 논란을 일으켜도 다른 바옹 플랫폼으로 이동한다면 제재할 방법이 없기도 하다. 인터넷 방송은 2010년대 중반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새로운 분야라 아직 관련 법이 많이 제정되지 않았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클린 인터넷 방송 협의회에서 인터넷 방송 관련 법을 제정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인터넷 방송은 유명한 상위 몇 명을 제외하고는 살아남기 어려운 승자 독식,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크고 장래성 역시 뚜렷하지 않다. 하지만 유명인의 수입과 생활 등만 알려져서 기존의 직업을 버리고 무턱대고 인터넷 방송에 뛰어들거나 장래 직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청소년들이 줄고 있다.

 

물론 한 사람이 자신의 아이디어만으로 방송을 진행하고 취미, 관심사를 하면서 돈을 번다는 것은 좋은 것이지만 시청자들에게 줄 영향은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1인 크리에이터 산업을 건전하고 안전하게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