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빈의 정책칼럼]아르헨티나의 모라토리움 선언으로 본 정책의 중요성

학교 국제 경제 시간에 경제에 대해 학습한 후 세계 여러나라의 경제 정책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아르헨티나에 경제 위기가 온 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는 내가 평소 아르헨티나에 대해 가지고 있는 남아메리카에서 꽤나 부유한 축에 속하는 국가라는 이미지와 상반되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이에 대해 더 탐구하여 정책 칼럼을 작성해보기로 했다. 아르헨티나의 경제규모, 즉 명목 GDP는 2019년 기준 4777억 4300만 달러로 세계 27위이며, 남아메리카 대륙 내에서는 브라질 다음으로 높은 순위를 자랑한다. 그러나 이처럼 빛나는 현재 이전에 아르헨티나에는 실제로 크나큰 경제 위기가 찾아온 적이 있다. 무슨 일일까?

 

1970년대 초반 아르헨티나의 경제 사정은 매우 괜찮았다. 그 이전부터 곡물을 수출하여 많은 달러를 벌여들였으며 외국인 투자 또한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1976년, 쿠데타가 발생했고, 아르헨티나에는 군사정권이 수립되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군사정권의 경제정책이 처참하게 실패한 것이다. 당시 군사 정부는 임금을 크게 하락시킴으로써 국민의 생활 수준을 저하시키고 자본 및 수입 자유화를 성급하게 도입함으로써 외채를 계속해서 불렸다. 이후 들어선 라울 알폰신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아우스트랄이라는 새로운 통화를 도입했고 이는 경제를 일시적으로 안정시키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는 이전부터 쌓여온 막대한 외채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결국 아르헨티나에는 연 물가상승률이 5000%에 달하는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된다.

 

알폰소 정권 이후 등장한 메넴 정권에서는 도밍고 카바요가 경제부 장관에 취임했는데, 그는 태환정책을 통해 아우스트랄의 액면 가격을 평가 절하하고 아르헨티나 페소화와 달러화의 환율을 고정시켰다. 이를 통해 그는 페소화에 대한 신뢰를 높임으로써 물가상승률을 낮추고자 했고, 이는 실제로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외채는 여전히 너무나 많았고 1990년대를 거치면서 외국 자본의 유입이 급감하고 아르헨티나의 수출액 또한 감소하자 아르헨티나 정부가 외채를 갚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이에 아르헨티나는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지만 결국 경제 불황에 빠지게 된다.

 

경제 불황 이후 아르헨티나 은행에서 예금이 계속해서 빠져나가는 ‘뱅크런’이 발생하자 아르헨티나 정부는 ‘코랄리토’라는 이름의 예금 및 계좌 동결 조치를 취했다. 이후, 경제 문제에 대한 민중들의 시위가 격화되고 문제가 심화되자 2001년 12월 23일, 아돌포 로드리게스 사아 아르헨티나 임시 대통령은 끝내 대외부채 상환의 일시 중단, 즉, 모라토리움을 선언했다.

 

이 내용들을 쭉 읽어보면 아르헨티나의 경제가 아주 막장까지 치달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아르헨티나는 앞서 언급했듯이 명목 GDP 순위 세계 27위로 결코 다른 나라들에 뒤지지 않는 경제 수준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아르헨티나의 경제가 이렇게 다시 되살아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그 정답은 바로 새로운 경제 정책의 도입이었다. 세금 인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건설경기 진작, 각종 공공요금 인상 억제 및 투자 유도,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 경기부양책을 구사한 것이다. 잘못된 정책의 도입으로 시작된 문제가 새로운 정책의 적용으로 갈무리되었다는 것이 약간은 아이러니 할 수도 있겠지만 2002년 애두아르도 두알데 정부가 태환법을 폐지하고 폐소화의 평가절하를 실시함으로써 아르헨티나는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공업 생산량이 증가했으며 관광객이 증가했다. 그 결과 아르헨티나는 연평균 8~9%대의 고성장을 기록하며 경제위기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정책이란 양날의 검이라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태환정책을 성급히 도입하여 아르헨티나에 크나큰 경제위기를 가져왔지만 페소화 평가 절하 및 고환율 정책과 같은 정책을 시행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으며 이는 현재 가시적으로 효과를 내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한 국가의 정책은 나라 전체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중요하다. 그렇기에 국가와 정부는 정책을 수립할 때 당장 예측되는 효과만 기대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영향 또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며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문제가 생겼을 경우 잘못을 시인하고 앞으로의 해결을 위해 대안책을 신속하게 내놓아야 한다. 물론 국민 또한 국가의 정책에 대해 제 3자가 아닌 정책을 적용받는 당사자로써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비판할 줄 아는 태도를 지니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출처)

외교부 주 아르헨티나 대한민국 대사관 http://overseas.mofa.go.kr/ar-ko/index.do

네이버 지식백과 아르헨티나의 경제위기 (시사상식사전)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69922&cid=43667&categoryId=43667

네이버 지식백과 아르헨티나 경제 (두산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178070&cid=40942&categoryId=31906

네이버 지식백과 모라토리움 (매일경제)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4165&cid=43659&categoryId=43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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