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원의 공연 칼럼]발레 공연, 이것만 알면 어렵지 않다.

발레 입문 관객을 위한 발레 공연 설명서

 

뮤지컬, 연극 등 대사가 있는 공연과는 달리 몸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는 발레 공연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공연 입문자들을 위해 발레 공연에 자주 사용되는 용어들을 설명하고자 한다.

대부분의 클래식 발레와 로맨틱 발레는 사랑하는 사이인 두 남녀 주인공이 등장한다. ‘파드되(pas de deux)’는 그 두 주인공이 추는 춤으로 두 사람의 사랑을 의미한다. 두 주역 무용수들이 춤을 춘다면 서로 사랑하는 관계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 형식은 두 사람에 한정되어있지 않다. 세 사람이 추는 춤은 ‘파 드 트루아(pas de trois)’, 네 사람은 ’파 드 카르트(pas de quatre)’라고 한다. 발레 갈라 공연 시 주로 발레 작품 속 파드되를 공연한다.

 

파드되에 남녀 바리에이션(variation)과 코다(coda)를 포함한 것을 ‘그랑 파드되(grand pas de deux)’라고 한다. 파드되는 크게 앙트레(entrée)와 아다지오(adagio)로 나뉜다. 고전발레는 결혼식이 등장하는 작품이 대부분인데 이 결혼식이 열리는 막에서 남녀 주역 무용수들이 그랑 파드되를 춘다. 그랑 파드되의 첫 순서인 ‘앙트레’는 주역 무용수들이 등장인사를 하는 구간이다. 안무에 따라 두명이 같이 등장하기도 하고 따로 등장하기도 한다. ‘아다지오’는 아다지오 음악에 맞추어 추는 춤이다. 대체로 여성 무용수 중심으로 느릿한 음악의 템포에 맞추어 우아한 선을 보여준다. ‘바리에이션’ 은 독무이다. 앙트레와 아다지오와 다르게 주역 무용수들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으로 중력을 거스르는 듯 한 점프와 빠른 턴을 보여준다. 주로 남성 무용수가 먼저 바리에이션을 하고 여자 무용수가 그 다음으로 공연한다. ‘코다’ 차례가 되면 알레그로 음악에 맞추어 남녀 무용수가 빠른 템포로 춘다. 주로 남성무용수가 중심이 된다.

 

 

‘디베르티스망(divertissement)’은 ‘기분전환’ 이라는 뜻으로 이야기의 줄거리와 상관없이 구경거리로 삽입하는 춤이다. 일정한 줄거리를 따라 극을 전개하다 보면 관객들이 지루해할 우려가 있어 관객들의 눈을 최대한으로 즐겁게 해주는 화려한 춤으로 보통 마지막 막에 삽입된다. 앞에서 설명한 그랑 파드되도 디베르티스망에 포함된다. 대표적으로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장화 신은 고양이, 파랑새 그랑 파드되와 <지젤> 1막의 패전트 파드되, <호두까기인형> 여러 나라의 인형들의 춤 등이 해당된다. 주역 무용수 외에 기량이 뛰어난 무용수들을 위해 의도적으로 삽입하는 경우도 있다.

 

 

마지막으로 ‘발레 블랑(ballet blanc)’은 얇은 소재의 흰 의상을 입은 발레리나들이 함께 추는 군무이다. 백색 발레라고도 불리는 발레 블랑은 대표적으로 <지젤> 윌리 군무, <백조의 호수> 백조 군무가 있다. 흰색 튀튀를 입은 발레리나들의 군무가 환상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뮤지컬 공연처럼 줄거리만 알고 가도 공연을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용어들을 알고가면 '무대 위에 무용수들이 무얼 하고 있는건지', '왜 줄거리와 상관없는 장면들을 추고 있는건지'와 같은 궁금증을 해소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발레공연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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