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원의 북칼럼] 일본제국을 뒤흔든 아나키스트, 그는 누구인가.

박열의 아내가 아닌 아나키스트 가네코 후미코, 그녀는 누구인가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는 무정부주의자, 즉 아나키스트인 가네코 후미코의 옥 중 수기이다. 박열과 함께 조선의 독립운동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감옥에 수감되었고, 우쓰노미야 형무소에서 복역하던 4년 동안 그녀는 그녀의 삶에 대해 서술하였다. 그 글이 바로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로 가네코 후미코가 세상을 떠나고 5년 후, 후미코의 동료인 구리하라 가즈오에 의해 출판되었다.

  .

 

책의 내용은 그녀의 일생, 박열을 만나고 나서 아나키스트 활동을 하기 전까지를 다루고 있었다. 어렸을 때 부터 부모의 이혼과 무적자로 학교를 다니지 못했고, 친할머니댁에서 길러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건너간 조선의 생활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불우한 가정형편으로 아버지에 의해 팔려갈 위협도 당했을 뿐더러, 스스로 일을 하며 고등학교를 다닐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그녀에게 강렬한 끌림으로 다가온 것은 바로 아나키즘이었다.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일부를 제외하면 그녀의 불행한 어린 시절과 왜 그녀가 아나키즘에 빠질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내용이 가득했다. 아쉬웠던 점은 그녀의 아나키즘 활동에 대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화 ‘박열’을 보고 그녀를 단순히 박열의 아내가 아닌, 일본제국을 뒤흔든 아나키스트 ‘가네코 후미코’라는 사람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의 가정불화가 결국 그녀를 아나키즘으로 이끌었고, 아나키스트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반려를 만나지만, 23살의 어린 나이로 죽음을 맞이하는 그녀를 보며, 그녀의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는 것을, 잘못된 시대가 그녀의 인생을 망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해서, 잘못된 시대와 불행한 가정이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 째 망쳐두었고, 그녀를 벼랑 끝까지 몰아갔다. 하지만 그 절망을 통해 그녀는 아나키즘이라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또 많은 영향을 받은 사상을 만났다. 자신의 사상과 신념을 지키다 숨을 거둔 그녀에 대한 존경심이 들었다.

 

조선의 독립을 주장하며 일본을 흔든 일본인 아나키스트 ‘가네코 후미코’, 무엇이 대체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이 책을 읽으며 그녀의 인생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어서 매우 기뻤고, 기회가 된다면 더욱 더 그녀가 펼쳐나갔던 아나키스트 활동에 대해 알고 싶다. 후미코의 삶에 대해 알아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