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연의 소설칼럼] '변신'을 읽고 생각해 보는 가족의 태도

다들 가족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는가? 생각해 본 사람도, 아닌 사람도 있을 것이다.

고전문학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은 현대사회의 '가족의 역할과 역할에 따른 태도의 변화'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자면, 이렇다.

 

그레고르가 벌레의 모습으로 변하게 되는 것으로 시작 된다. 바퀴벌레같이 작은 벌레 말고, 성인 남자만한 벌레 말이다. 출장 영업사원인 그레고르는 아침 일찍 출근은 해야 하지만,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한다. 가장인 그레고르는 돈을 벌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가장인 그레고르가 돈을 벌어와야 생활을 할 수 있는 그레고르의 가족들은 그레고르가 돈을 벌 수 없게 되자, 그레고르를 대하는 태도가 변하기 시작한다. 그들의 태도가 '변신' 한 것이다. 그레고르의 가족들이 그레고르를 차갑게 대할 때, 그레고르를 챙겨준 사람이 있다. 바로, 그레고르의 여동생이다.  모두가 그레고르의 변해버린 모습에 벌레 취급을 할 때, 그레고르의 여동생은 방도 청소해 주고, 먹을 것도 가져다 주는 등 그레고르를 돌봐주었다. 

 

그러던 중에 또 하나의 '변신'이 있게 된다. 그레고르의 가정은 돈을 벌기 위해 하숙집을 운영하였는데, 하숙생들이 그레고르의 여동생의 바이올린 연주를 듣고 있을 때 그레고르가 여동생의 바이올린 연주에 홀려 방 밖으로 나왔다. 이를 본 하숙생들은 집을 뛰쳐 나갔고, 여동생은 그런 그레고르를 보고는 그 전까지의 태도를 바꿔(변신) "우린 저것을 없애 버려야 해요" 라고 가족들에게 말한다. 이에 아버지는 사과를 그레고르의 등을 향해 던져 사과는 그의 등에 박혀버렸고, 그레고르의 가족들은 그를 그의 방에 가두었다. 이 후 그레고르는 죽어간다. 한 집안의 가장이던 그레고르가 벌레가 되어 방 안에 갇혀 경제활동을 못하게 되었지만, 역으로 그 시기에 그레고르의 엄마와 여동생,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돈을 벌어 생활을 할 힘이 있었다.

 

이 이야기는 많은 것들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나에게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은 '가족 구성원을 대하는 태도'의 변신이다. 

 

소설에서 그레고르는 하루아침에 모습이 변하게 된다. 즉, 가장인 그레고르가 돈을 벌어올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게 되자 가족들은 가장이었던 그레고르를 '벌레' 취급 하였다.  우리의 모습도 그러지 않은가? 가정에서 가장의 역할은 무엇인가? 글에서는 젊을 때는 돈 벌어오는 기계였다가 나중에 돈을 벌 수 없게 됐을 때는 아무 쓸모가 없는 벌레가 되어버린다.  내 생각엔 현대사회에서도 이런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 

 

현대사회에서 가장은 젊었을 때에는 집에 돈을 벌어주지만 나중에 돈을 벌 수 없게 될 때에는 버림받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물질을 중요시하는 사회의 풍토때문이다. 즉, 사회가 자본, 권력을 중요시 여기게 되면서 생긴 문제이다.  지금 사회를 보자. 돈으로 인해 벌어지는 현상이 얼마나 많은가. 경제적인 능력의 부족으로 인하여 여러가지를 포기하게 되는 N포 세대도 있지 않은가. 경제적인 상황으로 인해 무언가를 포기하게 되고, 무언가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은 현대사회의 폐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야 할 의무가 있다.

 

나는 물질보다는  사람의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질은 대체가 가능하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다. 현재까지는 주로 가정에 수입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가장이 되었지만, 가장도 하나의 사람이고 그는 개인의 고유한 가치를 지닌다. 즉, 더이상 돈을 벌어오지 못한다고 길바닥에서 짓밟혀가는 찢어진 전단지 취급을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각자 집에 있는 엄마, 아빠들이 돈을 벌어오지 못해도 가정에서만큼은 버림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결과에 관계없이 각자 최선을 다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했기 때문이다.

 

이 사회에서 어느 순간부터인가 돈이 최우선 가치로 등극하게 되면서 사람을 중하게 여기고 웃어른을 공경하고 존경했던 옛 가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지금 우리가 보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우리나라의 기초를 다시 쌓을 수 있는 밑바탕이 되어주셨던 분들이다.  지금 그 분들이 안계셨더라면 우리는 학교에서 편하게 공부를 할 수도, 직장에서 일을 할 수도, 대학교 종강을 맞이 할 수도, 안전하게 살 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 그 사람의 물질적 가치를 따지기 전에, 소설 <변신>에서처럼 변신한 우리의 도덕성을 먼저 되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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