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경균의 시사 칼럼]4대강 보 처리,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실용적 결론 내야

 

 

담론 윤리를 제시한 하버마스는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도덕규범)의 정당성을 '공적담론'에서 찾고자 하였다. 담론을 진행하기에 앞서 이상적 담화 상황을 만들기 위해, 그는 담론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진리성, 규범의 정당성, 진실성, 이해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며 모두가 자유롭게 참여하고, 개인적인 욕구를 표현할 수 있고, 의문을 제기하고 비판이 허용되며, 내부나 외부의 강요에 의해 방해받지 않아야 한다고 보았다. 이 조건들이 모두 충족되어 의사소통적 합리성이 실현되었을 때, 공적담론에서 모든 사람이 동의할 수 있는 '보편적 도덕규범'이 도출될 수 있다고 보았다.

 

하버마스의 주장에 비추어 볼 때, 4대강 보를 처리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들이 필요할까? 혹은 어떤 후속 조치가 필요할까?

 

하버마스의 관점에서, 4대강 사업을 비롯한 보 처리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의사소통 합리성과 상호의 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권력과 돈의 영향력이 배제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돈이나 시장의 논리가 큰 힘을 갖게 되면 가치나 규범이 지닌 본래의 의미가 변질되고 시민들의 의사가 공적인 결정으로 올바르게 반영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책을 설계하는 행정관과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의사가 권력과 돈에 의해 왜곡되지 않고 공적 결정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사람들 간의 대화와 소통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서로 다른 가치들이 충돌할 경우, 그것들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면서 합의를 도출하면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보편적 도덕규범을 도출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버마스는 사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문제들을 감지해 공론화함으로써 규범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시민이 사회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된다면 심의 민주주의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4대강 보를 처리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비판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결정이 진행되고 있고, 실용적인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공론장과 이상적인 담화 상황을 마련하여 능력 있는 시민들과 지속적으로 대화와 소통을 진행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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