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경균의 시사 칼럼] 맞춤형 아기 기술 개발, 효용성과 함께 윤리적 문제도 고려해야


 

의무론을 주장한 비결과주의자 칸트는 행위의 결과보다는 동기를 중시하며 스스로가 만든 도덕법칙에 스스로 구속하는 도덕적 실천에 의해 의무론이 완성된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선의지의 동기에서 비롯된 행동이 도덕적 가치를 지니며, '보편성'이라는 형식을 존경하는 동기에서 비롯된 것만이 정언명령의 형식에 따라 도덕법칙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준칙이 항상 보편적인 입법원리가 되도록 행위를 실천하라는 보편화정식과 인간성을 수단으로만 대우하지 않고 동시에 목적으로 대우하라는 인간성정식의 형식을 통해 선험적으로 알 수 있다는 칸트의 주장을 비추어볼 때, 맞춤형 아기를 연구하는 것(유전자가위기술)이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행동일까?

 

칸트의 관점에서, 유전자 가위기술을 통해 태어난 맞춤형 아기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맞춤형 아기를 개발하는 것이 선의지라는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자들이 행위의 동기로서 자연적 경향성을 따르는 욕구, 감정, 흥미, 기호 등을 우선시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이 모든 것들은 사라지면 구속력이 없어지고 우연적이며 변화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 개발자들은 결과와 자신의 이익이 아닌 스스로 만든 도덕법칙과 의무를 기반으로 기술 개발에 임할 필요가 있다.

또한 배아의 인격은 자신의 인격과 마찬가지로 수단으로 대우하지 않고 그 자체로 존중하고 존엄하게 대우해야 한다.  도덕법칙의 형식 중 하나인 인간성 정식의 원리가 충족되어야 맞춤형아기를 개발해도 된다는 개인의 준칙이 도덕법칙으로 통과되어 윤리적 문제에서 자신의 행동이 정당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칸트는 이성을 가지고 있는 자율적 인간이 '보편적 도덕 법칙'을 인식하고 실천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으며, 이를 위해 자신의 선의지와 의무를 중시하였다. 맞춤형아기를 개발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비판 받을 때에는 어떠한 행위의 동기로 기술 개발에 임하고 있고, 배아의 인격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칸트의 주장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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